유강남과 박동원의 계보를 이을 LG의 차세대 주전 포수는 누가 될까. 백업 포수였던 베테랑 허도환을 방출한 LG는 올 시즌 젊은 포수 유망주 발굴에 나선다.
포수는 세대교체가 쉽지 않은 귀한 포지션이다. 그중에서도 LG의 포수 자원은 연차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 주전 포수인 17년 차 박동원 아래로 7년 차~1년 차 후배가 포진해 있다. 1군 70경기(180타석)를 소화한 김범석을 제외하면 모두 1군 경험이 거의 없다.
올해는 LG의 ‘만년 유망주’ 포수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받으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허도환이 방출되며 백업 포수 자리가 비었기 때문이다. 2024시즌 백업 포수로 낙점됐던 김범석이 시즌 개막 전 부상을 입으며 노장 허도환이 대신 포수 마스크를 썼다. 허도환은 지난 시즌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최원태의 전담 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장은 박동원의 뒤를 이을 확실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2023년까지 LG에서 뛰다가 두산으로 팀을 옮긴 김기연은 이적 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양의지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그 동안 LG 젊은 포수들은 좀처럼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김범석은 데뷔 직후 LG의 차세대 주전 포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체중 관리 실패와 잦은 부상으로 ‘게으른 천재’라는 비판을 받으며 그에 대한 기대도 점차 사그라들었다. 무릎 부하가 큰 포수에게 체중 증가는 치명적이었다. 그는 지난해에는 수비와 타격 면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김범석은 2025년을 전환점으로 만들려 한다. 마무리 캠프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치며 10킬로그램가량을 감량했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 본격적인 포수 오디션이 시작된다. 1루수로도 종종 기용됐던 김범석은 자칫 포지션이 애매해질 수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막바지에 존재감이 급부상한 이주헌은 김범석의 강력한 대항마다. ‘군필 신인’의 안정감을 갖춘 그는 재빠른 송구와 준수한 타격, 성실함으로 단숨에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 시즌 1군에서 3경기 6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타율은 0.667을 찍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말 박동원의 대수비로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도 김범석이 아닌 이주헌이었다.
LG는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3라운드에 포수 이한림을 뽑았다. 백업 포수 한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누가 1군 포수 마스크를 쟁취하든 내년 LG 포수진이 확 젊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