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혜성이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손을 잡으면서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가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과 'MLB.com' 등 현지 복수 언론은 4일(한국시각) LA 다저스와 김혜성이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원)의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혜성은 오래 전부터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욕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리고 2023시즌이 끝난 뒤 '허락'을 받아냈다. 김혜성은 키움 히어로즈 구단에 빅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냈고, 키움도 김혜성의 도전 정신을 존중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김혜성에게 사실상 '쇼케이스'와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서울시리즈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리고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이벤트 매치까지 만들어졌다. 팀 코리아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가 다저스-샌디에이고와 평가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때 김혜성이 팀 코리아 소속으로 다저스와 맞대결을 가졌다.
당시 김혜성은 공격과 수비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이는 경기가 끝난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칭찬으로 이어졌다. 당시 로버츠 감독은 "우리 스카우트들이 2루수(김혜성)를 좋아한다. 야수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다. 움직임이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다저스가 김혜성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다저스가 김혜성을 품에 안을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을 맺기 전까지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김혜성이 미국 현지 언론 등을 통해 다저스와는 연결고리가 형성되지 않았던 까닭이다. 오히려 시애틀 매리너스,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신시내티 레즈에 대한 이야기만 흘러나왔다.
특히 이는 다저스의 전력과도 관계가 있었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2루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만 'MVP' 출신의 무키 베츠를 비롯해 토미 에드먼, 개빈 럭스,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등이 있기 때문. 다저스가 내야수가 보강을 원하고 있었지만, 내부 교통정리만으로도 충분히 시즌을 순탄하게 치러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의 영입을 통해 내야를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김혜성은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84억원)을 보장 받는다. 그리고 +2년의 구단 옵션이 포함돼 있는데, 옵션이 실행될 경우 950만 달러(약 140억원)를 추가로 지급 받으며, 계약 총 규모는 3+2년 2200만 달러(약 324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이 서울시리즈에 앞서 팀 코리아와 경기를 치른 뒤 김혜성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이 단순한 '립 서비스'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저스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김혜성 스스로가 증명해야 한다. 3+2년 2200만 달러의 계약 규모는 다저스 입장에서 '주전'을 보장해줄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