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재능 매우 뛰어나, 럭스 트레이드 할 수 있다" 美 유력 소식통 폭탄 예상, 다저스의 선택은?

입력
2025.01.06 07:20
 다저스는 충분한 계획 속에 김혜성을 영입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제 김혜성은 첫 3년의 보장 계약 기간 동안 최대한 빨리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키움히어로즈 만약 김혜성이 2025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구단에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면, 다저스의 2026년 야수진 계획은 상당 부분이 바뀔 수 있는 파급력을 지녔다 ⓒLA 다저스 구단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고 한 달의 포스팅 시간을 치열하게 보낸 김혜성(26·LA 다저스)의 최종 목적지는 LA 다저스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중 하나이자, 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LA 다저스가 김혜성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끝에 기어이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김혜성을 바라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호의적인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다저스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4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즉각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 김혜성은 3년간 계약금(100만 달러)·연봉·바이아웃을 합쳐 125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다저스는 2028년과 2029년 김혜성에 대한 구단 옵션을 가지고 있으며 2028년과 2029년은 각각 타석 수에 따른 인센티브도 있다. 이 계약이 모두 이행된다고 하면 3+2년 총액 2200만 달러의 계약이 된다.

김혜성은 다저스 외에도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도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당초 1억 달러 수준의 대형 계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꽤 뜨거운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됐던 것이다. 마지막까지 고민한 김혜성은 결국 마감 시한을 3시간 여 앞두고 최종적으로 다저스의 손을 잡았다.

김혜성은 금액보다는 팀 내 환경, 그리고 거주 환경 등 종합적인 부분을 모두 따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류현진이 뛰어 우리에게 친숙하다. 매년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과 자금력, 그리고 의지를 가지고 있는 명문이다. 또한 연고지인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한인 커뮤니티가 있다. 날씨도 좋고 살기도 편하다.

다만 경쟁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다저스가 그렇게 좋은 팀은 아닐 수도 있다. 조건 등도 다 따져봐야 겠지만 다저스 못지않은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LA 에인절스가 주전으로 나서기 더 편한 환경이기도 했다. 한편으로 현지에서도 다소 놀란 분위기다. 이미 내야 및 야수 전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다저스다. 다저스 정도의 팀에서 3년 1250만 달러가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돈을 또 하나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에게 투자한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혜성의 영입은 다저스에게 분명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주요 소식통 중 하나인 켄 로젠탈은 5일(한국시간) MLB 네트워크의 한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김혜성의 이적을 다뤘다. 로젠탈은 다저스와 김혜성의 인연, 김혜성이 팀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 추후 시나리오도 폭넓게 다뤘다.

로젠탈은 2024년 3월 당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로 왔던 기억이 있다. 당시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몸을 풀 상대가 필요했고, 그 상대 중 하나는 바로 한국 야구 대표팀, '팀 코리아'였다. KBO리그 최고 2루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김혜성도 당연히 명단에 들어가 다저스를 상대로 뛰었고, 강속구 투수인 바비 밀러를 상대로 장쾌한 2루타를 터뜨리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로젠탈은 "2024년 3월 LA 다저스가 김혜성과 대결했던 것이 기억난다. 한국에서 온 매우 재능이 뛰어난(talented) 중앙 내야수"라고 기억을 떠올리면서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치른 고척스카이돔에서 다저스와 파드리스를 상대로 친선경기를 치렀다. 당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다저스 스카우트도 김하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런 김혜성은 2025년 1월 LA 다저스의 일원이 됐다"고 그 인연을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김혜성은 개빈 럭스와 주전 2루수 경쟁을 벌임은 물론, 내외야를 오가는 슈퍼 유틸리티로서의 몫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근래 들어 이 역할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해왔다 ⓒMLB네트워크 김혜성으로서는 당장의 2025년 경쟁은 쉽지 않겠지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면 2026년에는 경쟁자들이 차례로 사라질 수 있다 ⓒ곽혜미 기자

로젠탈은 김혜성에 대해 "3년 총액 1250만 달러가 보장되어 있다. 김혜성은 2루와 유격수 모두에서 뛸 수 있기에 그는 하이 앤드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면서 "다저스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다재다능함에 투자한다. 토미 에드먼은 다이아몬드의 중앙(중견수·2루수·유격수)을 제공하고, 그들은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오랜 기간을 그 몫을 의존했다"고 다저스의 기조를 짚었다.

이어 로젠탈은 "이제 키케가 FA가 됐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로 김혜성은 다저스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선수"라면서 "한 명의 다재다능한 선수를 더 영입한 것은 분명히 다저스에게 추가적인 기회를 더 열어줄 수 있다.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하는 것도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로젠탈의 말대로 다저스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팀이다. 그냥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아닌, 내야와 외야를 모두 볼 수 있는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많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던 키케 에르난데스, 그리고 2016년부터 지금까지 뛰고 있는 크리스 테일러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외야수(중견수·좌익수·우익수)로 3817⅔이닝, 2루수로 1956⅔이닝, 유격수로 1228⅔이닝, 3루수로 781⅔이닝을 소화했다. 심지어 1루도 217이닝이나 본 적이 있다. 테일러 또한 유격수로 2217이닝, 2루수로 1077⅓이닝, 3루수로 506⅓이닝, 외야수로 3954⅓이닝을 소화했다. 다저스는 두 선수의 재능을 극히 아꼈고, 테일러는 공격에서 특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4년 6000만 달러 계약까지 했다.

그런 상황에서 사실 김혜성이 지금 당장 다저스에 아주 급했던 선수라고는 할 수는 없다. 주전 2루수로 개빈 럭스가 있고, 2루와 유격수 백업으로는 베테랑 미겔 로하스가 있다. 키케가 FA가 되기는 했으나 테일러도 내야에 들어올 수 있고, 여차하면 토미 에드먼까지 들어오면 된다. 김혜성이 중복 투자처럼 보일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올해 500만 달러 구단 옵션이 실행된 로하스는 장기적인 자원이 아니다. 테일러의 계약도 올해로 끝난다. 지난해 성적을 봤을 때 옵션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키케는 이미 떠났다. 럭스는 2년 뒤 FA 자격을 얻는다. 즉, 김혜성의 진짜 활용성은 로하스와 테일러가 떠났을 때 드러날 수 있다. 3년 보장 계약을 준 것도, 대신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주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적응할 기회는 주겠지만 선수단 운영 유연성은 해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만약 김혜성이 올해 확신을 준다면 다저스는 기존 자원들을 대거 정리할 수 있다. 키케와 테일러의 몫을 김혜성이 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주전 2루수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인다면 럭스를 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FA 자격까지 1년 이상이 남았을 때 트레이드를 해야 더 많은 반대급부를 받아올 수 있다. 김혜성의 3년 계약이 구단으로서 그렇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후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충분한 계획 속에 영입했다고 봐야 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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