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 정규리그 순위는 외국인-AQ 농사와 국내 코어 선수가 결정했다 [정규리그 결산]

입력
2025.03.21 12:04


역시 기둥이 튼튼해야 멋진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한 정규리그였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일정이 20일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6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종료됐다. 7개 팀은 36경기씩을 소화한 뒤 각자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규리그 최종 순위는 1위 현대캐피탈-2위 KB손해보험-3위 대한항공-4위 우리카드-5위 삼성화재-6위 한국전력-7위 OK저축은행이다.

남자부의 정규리그 순위를 살펴보면, 결국 정규리그에서의 성패는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선발, 그리고 국내 코어 선수의 보유와 활약 여부로 갈렸다. 1위 현대캐피탈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또 한 번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며 팀의 든든한 공격 1옵션으로 자리했다. 덩신펑(등록명 신펑) 역시 강력한 서브와 블로킹으로 팀의 핵심인 서브 앤 블록 전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캐피탈의 국내 코어 선수인 허수봉은 말할 것도 없었다. 압도적인 공격과 서브는 물론 주장 역할까지 훌륭히 소화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2위 KB손해보험도 이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한 시즌을 치렀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재계약을 비판하는 이들의 의심과 저평가를 뚫고 시즌 MVP급 맹활약을 펼쳤다. 아시아쿼터의 경우 맥스 스테이플즈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자 올스타 브레이크 때 과감하게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을 데려왔고, 야쿱이 후반기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교체의 성공 사례를 남겼다. KB손해보험의 국내 코어 선수 황택의는 사실상 팀을 황택의 전역 전과 후로 나눌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5연속 통합우승을 놓친 3위 대한항공의 경우 기본 체급과 ‘이기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3위 정도로 버틸 수 있었을 뿐, 외국인-AQ-국내 코어 선수까지 모든 부분에서 부침이 있었다. 1순위로 선발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어깨와 무릎에 돌아가며 부상이 발생해 너무 긴 시간 코트를 비웠고, 결국 봄배구 무대에는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시아쿼터 역시 아레프 모라디가 나쁘진 않았지만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고, 리시브 보강을 위해 리베로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를 데려와야 했다. 국내 코어 선수 정지석은 시즌 초반 허리와 정강이 부상으로 인해 100%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만 정지석은 봄배구가 다가올수록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4시즌 연속 봄배구에 진출했던 우리카드는 이 부분에서 엇박자가 나며 어색할 정도로 치열함이 없는 봄을 보내게 됐다. 역대 최초의 외국인 주장을 맡았던 미힐 아히는 좋은 기량을 선보였지만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아히를 대신해 합류한 두산 니콜리치(등록명 니콜리치)는 기량과 몸 상태 모두 아쉬움이 남았다. 아시아쿼터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오락가락하는 무릎 컨디션으로 인해 외인 한 자리에서 생긴 전력 공백을 혼자 다 메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국내 코어 선수 김지한은 지난 시즌에 비해 애매해진 성장세와 기량으로 출전 경기와 세트가 모두 감소했다.

5위 삼성화재도 외국인 한 자리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마테이 콕을 최초로 선발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팀을 떠났고,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는 코트 안팎에서 적응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 완주에 실패했다. 회심의 한 수였던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의 영입도 결과적으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쿼터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는 좌우를 오가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쌍포를 구축해야 했던 외국인 선수 한 자리에서 구멍이 나자 과부하가 걸린 모습이었다. 국내 코어 선수 김정호는 시즌 후반부 활약은 좋았으나 초반과 중반부에 아쉬움을 남기며 봄배구 레이스에는 큰 힘을 보태지 못했다.

6위 한국전력은 단연 리그 14개 팀 중 외국인 한 자리에서의 문제를 가장 크게 겪은 팀이었다. 1라운드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던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 뒤, 대체 선수를 메디컬 이슈로 다시 돌려보내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후 다시 어렵게 데려온 마테우스 크라우척(등록명 마테우스)은 준수한 공격력을 발휘했지만 마테우스마저 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없이 한 시즌을 치른 셈이 됐다. 아시아쿼터 야마토 나카노(등록명 야마토)는 엘리안의 이탈 시점에서 동반 추락하며 용두사미 같은 시즌을 치렀다. 국내 코어 선수 임성진은 수비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공격에서는 약간 애매한 모습을 보였다. 분명 좋은 시즌을 치렀지만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7위 OK저축은행은 세 가지 모두에서 구멍이 숭숭 뚫린 시즌이었다. 레오를 포기하고 데려온 마누엘 루코니가 최악의 활약으로 조기에 팀을 떠났고, 대신 합류한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는 팀 적응력과 인성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량이 부족했다. 아시아쿼터 장빙롱은 무난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었으나 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리그 완주에 실패했고, 대신 합류한 하마다 쇼타(등록명 쇼타)는 제대로 된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너무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 국내 코어 선수가 돼야 했던 차지환은 오기노 마사지 전 감독의 시선에서 벗어나며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이처럼 순위표를 돌아보면 외국인 선수-아시아쿼터-국내 코어 선수가 모두 굳건했던 팀들이 상위권으로, 세 가지 포인트 중 어느 하나에서 구멍이 뚫린 팀이 중위권으로, 세 가지 모두가 흔들렸거나 한 곳 이상에서 구멍이 너무 크게 뚫린 팀이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쳤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시즌 종료 후 다가올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와 FA 시장,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또한 봄배구에서의 외국인 선수-아시아쿼터-국내 코어 선수 활약을 지켜보는 것 역시 흥미로울 것이다.

사진_KOVO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한화 끝내기
  • 정관장 4연승
  • 손준호 승부조작 판결문
  • 양현종 5이닝 4실점
  • 김도영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