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이 창단 최다 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프로 2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김건우의 활약 속에 우리카드를 상대로 9연패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우리카드를 3-1(25-23, 26-24, 23-25, 29-27)로 물리쳤다.
9연패를 끊어낸 최하위(7위) OK저축은행은 시즌 5승(20패·승점 20)째를 거두며 6위 한국전력(9승16패·승점 24)와 격차를 좀 더 좁혔다. 우리카드는 12승13패(승점 33)로 4위를 지켰지만 3위 KB손해보험(15승10패·승점 41)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의 구상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경기 전 그는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공격 성공률이 올라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건우가 62.50%의 공격 성공률로 팀 내 최다인 27점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신호진(21점)과 박창성(14점)의 지원사격도 제대로였다.
우리카드는 알리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2점을, 토종 주포 김지한이 20점을 몰아쳤지만 결과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선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선 이강원(8점)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좀처럼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이) 굉장히 많은 무장을 하고 나올 거다. 상대가 준비한 정신적 무장이나 경계에 좀 더 성숙하게 대비해야 할 것 같다"던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의 말이 무색했다.
1세트부터 오기노 감독의 전략이 먹혀 들었다. 김건우가 높은 공격 성공률을 가져가면서 팀에 활기가 돌았다. 김건우는 팀이 14-15로 뒤지던 상황에서 천금 같은 동점타를 꽂아 넣는 등 한 세트에만 9점을 올렸다. 기세를 올려 신호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2점 차까지 달아난 OK저축은행은 결국 김웅비의 퀵오픈 공격으로 한 세트를 앞서갔다.
2세트 들어 우리카드의 강한 반격이 있었지만 OK저축은행은 거침없이 나아갔다. 이승원의 서브를 신호진이 받아내지 못하면서 OK저축은행은 한때 20-21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건우가 백어택 공격으로 곧장 응수했고, 이승원의 오버넷 반칙까지 나오면서 주도권을 되찾았다. 우리카드는 알리를 앞세워 OK저축은행을 끝까지 추격했지만 마지막 순간 알리의 퀵오픈 공격이 신호진의 블로킹에 가로막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OK저축은행의 질주는 3세트에도 계속됐다. 세트 초반 김지한의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우리카드가 리드를 잡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김지한과 이강원의 연속 후위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오히려 OK저축은행에 쫓기는 형국이 됐다. 반면 OK저축은행은 18-17부터 신호진과 박창성을 필두로 연속 3득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셧아웃 위기에 몰린 우리카드는 세트 막바지 알리의 공격력이 완전히 깨어나면서 가까스로 경기를 4세트로 끌고갔다.
4세트 다시 한번 승부 굳히기에 나선 OK저축은행은 김건우와 신호진을 중심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올렸다. 세트 중반 알리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에 잠시 위기를 빚기도 했지만, 이후 폭발한 신호진의 믿을 수 없는 득점포 덕택에 OK저축은행에 활로가 열렸다. 계속해서 김건우가 퀵오픈 공격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고, 신호진의 대각 퀵오픈 공격 마무리와 함께 경기가 종료됐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