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는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올해 마지막 프로축구 경기다. 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원정팀 전북이 2-1로 승리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올 시즌은 두 팀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94년 출범한 전북은 창단 30주년을, 2015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해온 서울 이랜드는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두 팀의 시즌은 극명하게 달랐다.
가장 많은 K리그 우승 트로피(9회)를 자랑하는 전북은 시즌 내내 내림세를 그렸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리그 5경기 만에 떠났고, 구단은 박원재 대행 체제로 2개월여를 보낸 뒤 정식 사령탑 경험이 전혀 없는 김두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리그 부진은 물론 FA컵 16강 탈락, AFC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으로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 티켓도 놓쳤다. 시즌 성적도 처참했다. 득점은 12팀 중 7위인 49골에 그쳤고, 최다실점(59골)의 오명까지 남겼다. 최종 순위 10위에 그치며 승강플레이오프까지 몰렸다.
반면 이랜드는 리그 격차를 고려하더라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64골로 K리그2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실점은 47골(8위)을 기록했다. 슈팅은 463회로 2위, 유효슈팅은 266개로 1위에 오르는 등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앞서 수원FC를 이끌며 K리그1 승격과 잔류를 모두 경험한 김도균 감독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
1차전에서는 200억원대 몸값을 자랑하는 전북의 저력이 드러났다. 김두현 감독은 “상대가 강점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2차전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도균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한 골 차이기 때문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압감은 전북이 더 크다. 시즌 내내 침체한 상황에서 강등이라는 상상 이상의 압박감과 싸워야 한다. 김두현 감독은 위염 증세로 입원했다가 퇴원하기도 했다. 홈에서 강등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선수단 전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랜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베테랑 김오규는 “우리가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무너지지 않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오히려 1차전 후반에 동점 골을 넣고 몰아치는 시간대가 있었다. 부담 가질 이유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경기 결과는 2025시즌 K리그의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 전북이 강등될 경우 K리그2는 전북의 일방적인 독주가 예상되며, K리그1은 수원 삼성에 이어 전북마저 강등될 경우 흥행과 마케팅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이랜드가 승격하면 K리그1에서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경쟁이 이뤄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랜드는 원정 버스 7대를 지원하고 팬들을 위한 핫팩과 응원 깃발 1000개를 배포하며 승격을 기대하고 있다. 8일 오후 2시25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