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은퇴는 강제연장될까?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KBO리그 최다타점(1651점) 해결사로 발돋음했다. 올해로 프로 24년차이다. 2002년 4경기, 2004년 2경기에 불과해 프로시즌 실가동으로 따지면 18년째를 맞는다. 2025시즌은 만 41살이 된다. 그래서 2025시즌이 어쩌면 프로 커리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본인도 몸이 하루 하루가 달라진다면서 은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은퇴의 길목에서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2020년 KIA와 4년 FA 계약을 마치고 3년 47억 원에 재계약했다. 2021년과 2022년 안과질환과 허벅지 부상이 찾아오며 은퇴위기에 몰렸지만 2023년 3할1리 17홈런 81타점의 실적을 앞세워 1+1 계약에 성공했다.
2024시즌 부진했다면 다시 은퇴로 내몰릴 수 있었다. 2024시즌 타율 2할8푼 22홈런과 109타점을 올렸다. 4년만에 100타점을 돌파하며 7년만에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미스터 올스타에 올라서더니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도 수상했다. 당연히 은퇴는 강제연기됐고 자동으로 2025년까지 계약이 연장됐다.
만 41살이 되는 2025시즌 최형우의 퍼포먼스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과연 은퇴의 수순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현역연장의 문을 열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더라도 꾸준한 성적을 올린다면 은퇴 보다는 현역 연장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42살까지 갈 수도 있다. 기준은 타점 생산량이다.
생산 조건이 대단히 좋다. 최형우 앞에 많은 주자들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3할타자 박찬호가 올해도 리드오프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고 최원준 혹은 김선빈도 테이블세터진으로 자주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붙박이 3번타자 김도영의 4할대의 출루율을 기록한데다 뛰어난 도루능력을 갖춰 타점 생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준다.
작년 4번타자로 나섰지만 올해 타순은 유동적이다. 일단 4번타자로 나설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88홈런을 기록한 패트릭 위즈덤이 입단했다. 4번타자 자리를 위즈덤에게 넘길 수 있다. 5번에 나성범을 기용하고 최형우를 6번에 배치할 수도 있다. 타순의 구조 자체가 최형우에게 찬스가 많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 해결사로 계속 능력발휘 할 수 있는 환경이다. 100타점 가능성도 엿보인다.
관건은 최형우의 몸이다. 군더더기 없는 이상적인 스윙을 갖췄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제는 상대의 강한 투구에 밀릴 수도 있다. 앞서 은퇴한 선배들은 "나이가 들면 순식간에 훅 간다"는 말도 하고 있다. 반대로 타고 난 금강불괴의 몸을 앞세워 올해도 해결사로 자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높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만 41살 나이에 24훔런 87타점을 올리고 은퇴했다. 최형우가 41살의 나이에 100타점까지 생산한다면 역사의 한 페이지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