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진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선 6명의 후보자와 지지자들이 도열해 선거인단에 지지를 호소했다. 13일 선거운동이 막을 내려 어깨띠와 공약 설명은 없었지만, 지지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보자들과 지지자들이 선거 개시 2시간 전인 이날 오전 11시부터 올림픽홀 정문을 가득 메울 정도로 열기는 치열했다. 종전 선거와 달리 체육계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범야권’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3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회장이 임기 동안 각종 비리 의혹에 시달리고 정부와 갈등을 빚자, 이 회장 체제를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변화를 향한 기대가 컸다. 이 회장에 맞서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기호순)가 도전하면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선거인단 역시 역대 최다인 2244명에 이르렀다. 지난달 25일 후보자 등록 마감 직전까지 진행된 범야권 단일화 추진에 체육계의 이목이 쏠렸을 정도로 이번 선거를 향한 관심은 몹시 컸다.
다만 변화에 대한 우려 역시 적잖았다. 범야권의 단일화가 끝내 성사되지 않자, ‘이 회장 체제에서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체육회의 자율·독립성 확보와 체육인들의 일자리 확충 등을 이뤄낼 수 있겠느냐’는 체육계의 우려가 커졌다.
기대와 우려가 크게 충돌한 까닭에 이번 선거는 마지막 날까지 시끄러웠다. 이날 정견 발표 후 본 선거 시작까지 혼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 참관인을 대상으로 선서 시간을 갖고 기표소를 점검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선거인단의 불만이 가득했다. 이어 선거 진행 속도가 더뎌지자, ‘미리미리 준비했어야지’라는 고성까지 터졌다. 편의성과 투표율 증가를 위해 온라인 투표 도입을 주장했던 한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이를 보고 혀를 끌끌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