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믿어 의심치 않는다.”
KIA 타이거즈는 2024-2025 오프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 출발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윈-나우, 전력질주다. KIA 출범 후 최초의 통합 2연패이자 대권 수성에 도전한다.
올 시즌이 끝나면 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더더욱 통합 2연패가 절실하다. KIA는 다가올 2025-2026 FA 시장에서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 이준영, 한승택까지 최대 6명의 선수가 자격을 얻는다. 최악의 경우 6명 모두 타 구단과 계약, 전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팀 케미스트리를 감안하면 6명 중 일부와의 비FA 다년계약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결국 1년 뒤 FA 시장에서 적어도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은 신청서를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재학 단장이 올 시즌 성적을 떠나 1년 뒤 겨울에 머리가 꽤 아플 듯하다.
이런 상황서 이범호 감독이 박찬호와 최원준에게 유쾌한 잔류 압박(?)을 가해 눈길을 모은다. 이범호 감독은 13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 이런저런 야구 토크를 했다. 현재 주장인 나성범이 주장이 체질에 맞는다며, 당분간 계속 주장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자연스럽게 나성범이 훗날 주장을 내려놓는다면 차기주장으로 가장 어울리는 선수는 누구인지 물었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와 최원준을 떠올렸다. “그 다음은 찬호나 원준이 중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둘 다 FA”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더니 “떠나는 것 아닌가 몰라”고 했다. 현장 촬영 스태프의 웃음이 터졌다. 박찬호와 최원준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스태프의 부탁에 이범호 감독은 “그게 이제 걱정되네. 가면 맞춰 버린다”라고 했다. 역시 농담이다.
이대호는 이범호 감독의 기를 살려줬다. 선수들이 FA 계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돈이지만, 돈만큼 중요시하는 게 감독이라고 했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구성원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공교롭게도 박찬호와 최원준은 작년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당시 이범호 감독을 두고 “존경한다”라고 했다.
이대호는 “애들이 웬만하면 감독님과 같이 하고 싶어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은 쑥스러웠던지 “그럼, 한 몇 억원 차이 나면 안 움직이겠지”라고 했다. 또 한번 현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선수 시절부터 입담 좋던 이범호 감독의 진가를 처음 알게 된 스텝들에겐 상당히 재밌는 녹화였을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했다. 스스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1년 뒤 KIA는 FA 시장에서 웃을 수 있을까. 아직 2025시즌 스프링캠프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1년 뒤 FA 시장이 궁금한 건 사실이다. 어쩌면 KIA와 내부 FA들의 협상 결과로 2026시즌 KBO리그 판도가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