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정선/김민영 기자] "누군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나왔어요. 카밀라, 나랑 결혼해 줄래?"
스페인의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가 프로당구 PBA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전 후 시상식에서 전 세계 당구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사파타는 9일 밤 9시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 출전해 '스페인 절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대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마르티네스가 우승자로서 소감을 말하고 난 뒤 사파타가 마이크를 들고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우승자에게만 주어진 시간이었기에 의외의 장면이 연출된 것에 관중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그가 왜 깜짝 등장했는지 밝혀졌다.
먼저 "이번 시즌 정말 강한 경기력과 최상의 멘탈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마르티네스에게 오늘의 우승을 축하한다"라고 입을 연 사파타는 "사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관중석을 향해 눈을 돌렸다.
그러고는 관중석에 앉은 여자친구를 향해 "카밀라, 나와 결혼해 줄래?"라며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이에 관중석에 있던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이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예스(Yes)"라고 대답했다.
사파타는 "원래 계획은 우승을 하고 프러포즈를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겠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그녀가 옆에서 응원해 준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의미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프러포즈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32강에만 세 차례 올랐을 뿐 부진했던 사파타는 이번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번 결승전 경기는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다.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실수가 많은 경기였다"고 결승전 소감을 밝힌 사파타는 "오늘 결승전에서 겪은 마르티네스는 굉장히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중 한국에서 있었던 정치적 상황 때문에 고향의 가족들과 친구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밝힌 사파타는 "스페인으로 빨리 돌아와야 되는 거 아니냐는 연락을 많이 받았지만, 사실 딱히 신경 쓰지 않았고, 1시간 만에 모든 상황이 종료됐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9번 결승에 올라 준우승만 7번을 차지한 것에 대해 "특별히 결승전에서 약점이나 징크스가 따로 없지만, 그동안 결승에서 만났던 상대들을 보면 강동궁이나 조재호, 마르티네스 등 그 시기에 PBA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었다. 9번 결승에 올라 7번을 졌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한국에서의 올해 스케줄을 모두 마친 사파타는 10일 스페인으로 돌아가 내년 1월 24일 열리는 PBA 8차 투어 전까지 휴식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정선/이용휘 기자)<저작권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