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일으킨 역대급 PBA 돌풍…박승희2, 조재호-마민껌 등 PBA 챔프 연파하며 준결승 진출

입력
2024.12.23 13:26
수정
2024.12.23 13:26
'만화가' 박승희2가 올해 PBA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 준결승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만화가' 박승희2(36)가 올 시즌 PBA 투어에서 역대급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10월 열린 프로당구 PBA 5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서 '무명'의 박승희는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를 비롯해 '베트남 강호' 마민껌(NH농협카드), 로빈슨 모랄레스(스페인, 휴온스),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 하이원리조트) 등 PBA 강호들을 연파하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준결승에서 이 대회 우승자인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에게 세트스코어 1-4로 패했으나 이 과정에서 PBA 투어 챔프들을 비롯해 PBA 강호들을 연파해 큰 이슈를 낳았다.

박승희는 1부 투어 진입 후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첫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에 올랐다는 사실이 좀 얼떨떨했다. 항상 준결승이나 결승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긴 하지만, 막상 준결승에 오르니 꿈 같았다."

사실 박승희는 뉴스에도 소개된 청년 만화가다. 한때 제주 해녀를 알리는 만화가로 SBS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던 그가 잠시 그림 그리던 펜을 내려놓고 당구 큐를 잡았다. 그리고 2022-2023시즌 트라이아웃으로 프로당구 도전을 시작한 그는 2년 만에 1부 투어에 합류해 3년 차에 자신의 이름을 당구 팬들에게 각인시켰다.조재호와 뱅킹하는 박승희. 박승희는 조재호를 3-1로 꺾고 프로당구 투어 첫 16강에 진출했다.박승희

"예고, 미대를 나오고 그림을 쭉 그렸는데, 그림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거의 당구로 풀었다.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당구였다."

'탈출구'로 선택한 당구가 이제는 본캐 만화가의 자리를 넘보는 부캐가 됐다.

박승희는 "작품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멘탈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한 당구였는데, 여기까지 올라오니 이게 본업으로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부캐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휴온스 챔피언십 128강에서 부라크 하샤시와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한 접전을 벌인 박승희는 승부치기에서 4점을 치고 4:0으로 승리, 64강에서도 마민껌과 2-2 접전 끝에 승부치기 1점을 성공시키고 극적으로 32강에 올랐다.

32강에서 조재호와 맞붙은 박승희는 첫 세트를 조재호에게 빼앗겼지만, 이후 세 세트를 15:14(9이닝), 15:14(7이닝), 15:11(9이닝)으로 차지하며 조재호마저 꺾고 PBA 투어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의 여정도 쉽지 않았지만, 'PBA 원년 멤버' 모랄레스에게 3-0 완승을 거둔 박승희는 또 한 명의 '무명 돌풍' 김홍민을 만나 3-0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박승희

"대회 전에 뱅크샷을 진짜 기가 막히게 치시는 분을 찾아가서 사사를 받은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일단 뱅크샷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개념도 달라졌다"고 밝힌 박승희는 "만화를 그리면서 받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을 당구를 치면서 치료하는 느낌이다. 휴온스 챔피언십은 내가 속한 조가 제일 죽음의 조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진이 무시무시했다. 현역 중 가장 핫한 선수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았다는 게 너무 좋았고, 정말 짜릿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멘토라고 생각했던 김인호 프로님이 이번 시즌 중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1부 투어에서 꼭 만나서 대결하고 싶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났다"라고 PBA 1부 투어에서 활동해 온 고 김인호 프로에 대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당구를 계속 치다 보니 그림이랑 닮아 부분이 많더라. 당구도 굉장히 추상적인데, 내가 표현하는 대로 테이블 위에서 표현되는 부분이 많이 닮아 있다. 당구와 그림을 왔다 갔다 하면서 병행하다 보니 두 개의 능력치가 비슷하게 계속 올라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는 "PB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모두 나처럼 언젠가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고, 또 성적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다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분들에게 나도 했으나 자신의 당구를 조금 더 믿고 재밌게 치면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이용휘 기자)<저작권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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