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수준 떨어지는 지구 반대편서 왔잖아"…토트넘 감독, 애정 대신 저격이라니

입력
2025.01.04 15:34


(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양민혁에 대한 특별한 기용 계획은 아직 없다."

양민혁의 토트넘 데뷔전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 출전 시기 등을 묻는 질문에 K리그 수준 등을 언급하며 즉답을 피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홈구장인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이 11위에 그치고 있는 반면 뉴캐슬은 4강을 다툴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토트넘 입장에선 어려운 경기가 예고된다. 이번 시즌 첫 대결에서도 토트넘이 적지서 패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하루 전인 지난 3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는지, 성적 부진 탈출 방법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리고 양민혁에 관련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2006년생 한국 윙어 양민혁은 지난달 16일 영국 런던에 도착해 적응 훈련을 했고, 1일 프리미어리그 1호로 등록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K리그1 강원FC에서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를 써내려갔다. 고교 3학년 신분으로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가 팀의 주축 공격수로 거듭하면서 6월에 정식 프로가 됐다. 이어 7월에 토트넘과 6년 계약을 맺으며 한국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강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임대 신분으로 활약한 뒤 토트넘에 가세했다.

양민혁은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된 '영건'이긴 하다.

지난 2022년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시작으로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태국 아시안컵에도 대표팀으로 선발됐다. 가장 최근 대표팀 경력은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인도네시아 월드컵이었다.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된 만큼 그의 재능은 확실했고 실제 프로 데뷔해부터 폭발했다. 올해 강원FC 이달의 선수상을 두 번(5, 6월) 받았고, K리그 이달의 영플레이어(4, 5, 6월)를 3회 연속 수상했다.

양민혁의 가장 큰 장점은 발재간이다. 왼쪽 윙어로 출전해 중앙으로 들어가며 상대 수비를 돌파하는 플레이를 즐겨한다. 또 윙어에게 필요한 많은 것을 갖췄다. 크로스, 스피드, 슈팅 심지어 패스와 발재간까지 좋다.

유일한 단점은 시야가 좁고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도 양민혁은 이제 겨우 19살인 만큼, 경험이 쌓이면 지금의 단점은 충분히 보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양민혁의 시간이 왔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2일 공식 홈페이지에 2024-2025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다는 공지와 함께 양민혁이 디에고 고메스와 함께 공동 1호 이적생이 됐다고 알렸다. 양민혁이 이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만 양민혁과 손흥민 등 한국 축구의 신구 스타가 함께 뛰는 모습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 '홋스퍼 HQ'는 4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 기용 구상을 밝혔다고 했다. 계획이 없는 게 계획이다. 매체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 기용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다. 우선 적응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그는 지금까지 PL과 경쟁 수준을 비교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뛰었다. 그가 이곳에 적응 할 시간을 주고 싶다. 그는 매우 젊다"라고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계약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 와서 좀 더 적응이 필요하고 K리그1 수준과 프리미어리그 수준이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마지막으로 "손흥민이 구단 내외에서 그를 도와주고 있다.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양민혁이 초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편안하게 여기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답했다.



양민혁은 원래 2025년 합류 예정이었지만, 시간을 앞당겨 지난해 12월 K리그를 포함한 국내 일정이 마무리 후 빠르게 토트넘에 합류했다. 합류 일정을 당긴 이유는 토트넘의 부진이 한몫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 12월 토트넘은 자국 리그 9경기에서 단 2승만 거뒀다. 가장 충격은 홈에서 리버풀에 0-6으로 대패를 당한 것이다.

게다가 윌송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 히샬리송 등 윙어 백업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같은 포지션의 양민혁을 빨리 데려와 점검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당장 4일 뉴캐슬전엔 명단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반전이 필요한 토트넘이다. 새로운 전략 전술에 도움이 될 선수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양민혁 포함 2명의 선수를 바로 영입했다. 그러나 데뷔전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접 언급했듯이 타 리그에서 뛰다 온 어린 선수가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투입되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감독은 적응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영국 언론은 양민혁의 데뷔전을 12일 열리는 FA컵 64강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로 보고 있다. 탬워스가 5부리그에 속한 세미프로 팀이어서 양민혁이 자신의 기량을 부담 없이 펼쳐보이기 좋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 엑스포츠뉴스DB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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