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아직 토트넘에서 등번호를 배정받지 못했을뿐더러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조차 안 되어 있다.
토트넘은 지난 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1-2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은 전반 4분 만에 도미닉 솔란케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곧바로 앤서니 고든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전반 38분에는 알렉산더 이삭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로 무릎 꿇었다. 리그 4경기 1무 3패로 또다시 부진에 빠졌다. 리그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7승 3무 10패(승점 24)로 12위로 밀려났다.
이날 경기 양민혁의 프리미어리그 공식 데뷔를 기대했던 시선이 컸다. K리그 데뷔 시즌 만에 폭발적인 활약 속 최고의 신인이었던 양민혁은 지난달 잉글랜드 런던으로 떠났다. 새해가 되면서 팀의 정식 등록 선수가 됐다.
더욱이 히샬리송, 윌손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 등 공격진의 줄부상으로 양민혁의 뉴캐슬전 출전 가능성은 실제로 커 보였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제외했다. 알피 도링턴, 마라치 하디, 윌 랭크셔, 칼럼 올루세시 등 다른 유스 출신 선수들이 벤치에 포함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에 합류한 양민혁을 곧바로 기용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은 계획이 없다. 그가 적응할 수 있도록 두어야 한다”라며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 그저 팀에 녹아들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발언이 다소 아쉽다는 시선이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지만, 양민혁은 K리그에서 10대 나이에 데뷔 시즌부터 전 경기 출장 12골 5도움을 기록한 슈퍼루키다. 분명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 간의 격차는 부정할 수 없으나 토트넘의 유망주 선택이 틀렸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계속해서 양민혁의 ‘토트넘 적응’을 강조했다. 그는 “쏘니(손흥민 애칭)이 같은 팀이다. 양민혁을 팀 안팎에서 도울 수 있다. 그가 일찍 적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수 있다. 그의 적응을 더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분명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단어 선택에 아쉬움이 있으나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출신으로 과거 사우스 멜버른을 시작으로 호주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을 거쳐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셀틱(스코틀랜드)를 거쳐 2023년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동안 아시아 축구에 오래 몸담았으며, 특히 동아시아 선수들의 활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셀틱에서 후루하시 쿄고, 마에다 다이젠, 하타테 레오(이상 일본), 오현규(한국) 등을 중용했으며, 토트넘에서는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공격 선봉장 자리를 이어가게 했다.
양민혁 또한 토트넘에서 적응을 빠르게 마친다면 주저 없이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는 것이 팬들의 아쉬움이다.
이런 상황에 토트넘의 늦장 일 처리까지 이어졌다. 새해가 된지 일주일가량 되어가는 상황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 여전히 양민혁의 이름, 등번호 등 정보를 알 수 있는 페이지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1군은 물론 21세 이하(U-21) 팀 명단에도 아직이다.
다행히 잉글랜드 현지에서는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이 낮지 않다는 것이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에 대해 “적응 여부에 따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여러 선택지를 제공할 선수”라며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보다는 토트넘 유소년 선수 수준에 가까울 것이다”라고 평했다.
이어 ‘풋볼 런던’은 “토트넘이 제2의 손흥민을 찾았다. 토트넘은 차세대 손흥민을 데려왔다. 양민혁은 포스트 손흥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전했다.
‘원풋볼’은 “토트넘 팬들은 당장 기대치를 낮출 필요는 있다. 양민혁이 향후 더 빛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성장은 토트넘에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는 재능과 인내심 더 먼 미래에 대한 약속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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