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완파하며 우승 가능성을 더욱 끌어올린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을 향해 “동정은 필요없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리버풀은 2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코디 각포와 무함마드 살라흐의 연속골로 맨시티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4점이 된 리버풀은 2위 아스널(승점 25점)을 9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독주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전반기는 EPL 역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압도적이다. 13라운드까지 치른 상황에서 EPL 선두가 2위에 9점 이상 앞선 사례는 1993~1994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2005~2006시즌 첼시뿐이며 이 두 팀 모두 그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EPL 4연패를 작성하며 ‘절대 1강’으로 군림해온 맨시티까지 격파한 리버풀은 확실히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4경기째 승점이 23점에서 멈춘 5위 맨시티는 리버풀과 격차가 11점까지 벌어졌다. 이 경기 후 축구 통계 전문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리버풀의 우승 확률은 80.4%에서 85.1%로 올라갔다.
하지만 슬롯 감독은 경기 후에도 방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좋은 한 주였다. 하지만 너무 흥분해서는 안 된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슬롯 감독은 “어제 아스널이 웨스트햄을 5-2로 이겼다. 아스널과 맨시티는 지금부터 끝까지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다. 첼시 역시 마찬가지다. EPL은 실로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좋은 상황과 맞닥뜨린 감독들에게 동정심을 느끼거나 그들과 공감하기도 한다”면서도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는 여러 번 뒷심으로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에게 동정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위르겐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 감독을 맡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데뷔 시즌에 엄청난 기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슬롯 감독은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려면 모든 부분에서 완벽해야 하는데 우린 오늘 완벽에 가까웠다”며 “나를 포함해 그 누구도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할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