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리빙 레전드’ 문성민, V리그 코트 떠난다…“제2의 배구인생 고민 중”

입력
2025.03.13 16:35
문성민

한국남자배구의 한 시대를 장식한 ‘리빙 레전드’ 문성민(39·현대캐피탈)이 정든 코트와 이별을 알렸다.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13일 “문성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며 “강한 공격력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고, 남다른 배구 열정과 프로정신으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고 밝혔다.

2008년 VfB 프리드리히샤펜(독일)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문성민은 할크방크 앙카라(튀르키예)를 거쳐 V리그에 데뷔한 2010~2011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15시즌 동안 한 번도 현대캐피탈을 떠나지 않았다.

수려한 외모와 출중한 실력을 모두 갖춘 그는 V리그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특히 2016~2017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휩쓸었다. V리그 통산 성적은 380경기에서 4811득점(전체 3위), 서브 에이스 351개(전체 4위)다.

국가대표로도 명성을 떨쳤다. 경기대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월드리그에서 태극마크를 단 뒤 2006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잇달아 목에 걸었고,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물론 영원할 수는 없다. 만남에는 반드시 이별이 따르기 마련이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문성민은 오래전부터 은퇴 시점을 고민해왔다. 필립 블랑 감독과 최근 개인 면담 도중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여기서 모든 것이 결정됐다. 문성민이 직접 은퇴 의지를 전했다.

문성민은 마지막까지 구단을 배려했다. 이번 시즌 압도적 레이스로 정규리그 1위를 조기에 확정한 현대캐피탈은 본래 챔피언 결정전 홈경기 중 하루를 택해 은퇴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다. 구단 입장에선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한 영웅을 허술하게 보낼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챔피언 결정 1, 2차전을 안방인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치른다.

그러나 문성민이 이를 원치 않았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챔피언 결정전에서 자칫 자신으로 인해 후배들과 팀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이 싫었다. 어쩌면 블랑 감독의 선택이 있다면, 문성민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뭔가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여러 상황을 고민한 끝에 20일 OK저축은행과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르기로 했다.

문성민은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으며 오랜 시간 코트에 설 수 있었다. 은퇴 이후의 인생 2막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에 대해 구단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준비하고 있다”며 “배구 저변 확대와 V리그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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