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좌 탈환’을 선언한 흥국생명의 기세가 매섭다.
흥국생명은 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7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은 22승5패, 승점 64를 쌓으며 2위 현대건설(17승9패·승점 53)과 3위 정관장(18승8패·승점 50)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큰 변수가 없다면 정규리그 1위는 확정적이다. 잔여 9경기에서 두 자릿수 승점차를 좁히기는 만만치 않다. 적수가 보이지 않는다. 연승 기간 현대건설을 한 차례 꺾었고, 정관장에게는 2차례 패배를 안겼다. 이 때 수확한 승점 8이 흥국생명에게 엄청난 힘이 됐다.
고무적인 부분은 외국인 주포 투트쿠의 복귀다. 개막 14연승을 비롯한 시즌 초반 흥국생명의 상승세를 이끈 투트쿠는 지난해 12월 17일 정관장과 홈경기(1-3 패) 도중 왼쪽 무릎 힘줄이 파열돼 전열을 이탈했다.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마테이코가 빨리 적응해 흥국생명의 선두경쟁에 힘을 보탰으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탈리아)은 부상에서 회복한 투트쿠를 다시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테이코의 실력도 괜찮았지만 비시즌 훈련을 함께한 투트쿠를 포기하긴 아까웠다.
아본단자 감독의 선택은 성공적이다. ‘복귀 효과’는 대단했다. 약 2개월여 만에 V리그 코트를 다시 밟은 투트쿠는 복귀전인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팀 내 최다인 16득점을 뽑아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공격성공률 51.61%에 범실은 불과 1개였다. 동료들과 다시 손발을 맞춘 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다.
투트쿠의 합류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원하는 흥국생명은 한층 강해졌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정윤주,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피치까지 고른 득점포 가동이 가능해졌다. 아본단자 감독은 “투트쿠는 좀더 회복이 필요하지만 괜찮은 출발을 했다”고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