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연 감독이 연패의 늪에서도 희망을 찾았다.
페퍼저축은행이 17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0-3(21-25, 21-25, 25-27)으로 패하며 7연패에 빠졌다.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경기였다. 매 세트 해볼 만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버틴 IBK기업은행과의 한 방 싸움에서 밀리며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패장 장소연 감독은 마냥 부정적인 이야기만을 들려주지는 않았다. 장 감독은 “경기에서는 졌지만, 긍정적인 부분들도 봤다. 다만 붙어서 가는 접전 상황에서 분위기를 타는 득점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장 감독은 접전 상황에서의 결정력 부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수비가 잘 되는데 결정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그러면 승부처에서 치고나갈 수가 없다”며 수비 이후의 반격 과정에서 순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을 발휘한 선수는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였다. 14점을 올리면서 유효 블로킹도 5개를 만들어냈다. 장 감독은 “세터와의 호흡이 경기 초반에 굉장히 좋았다. 중반에 약간 주춤하는 구간이 있긴 했지만, 호흡이 갈수록 맞아가는 것 같다. 개인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지금보다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테일러를 격려했다.
IBK기업은행은 4연승을 내달리며 상위권의 두 팀을 맹추격했다. 빅토리아의 맹활약이 어김없이 이어진 가운데 6블로킹을 잡아낸 최정민과 클러치에서 좋은 서브와 반격을 선보인 황민경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승장 김호철 감독은 “경기 시작 전에 예상했던 대로 힘든 경기였다. 매 세트 끌려다니다가 막판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뒤집은 경기였다. 선수들이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선수들이 원 팀으로 뭉치는 힘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은 절대 못하지 않았다. 다만 GS칼텍스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체력적으로 어려워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감독으로서는 안타깝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더 활발한 경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라도 어쨌든 4연승을 내달린 상황, 기세가 오른 IBK기업은행의 다음 상대는 거의 천적 관계에 가까울 정도로 늘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던 현대건설이다. 김 감독은 “어제(16일) 현대건설의 경기를 봤다. 거의 완벽하게 경기를 하더라. 지금 가장 잘하고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우리가 딸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붙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최대한 약점을 찾아서 거길 파고들어 보겠다.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부여하면서 분위기를 더 끌어올려보겠다”며 현대건설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