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여자부 양강 체제를 흔들기 위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IBK기업은행이 17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3-0(25-21, 25-21, 27-25)으로 완파하고 4연승을 질주했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늘 그랬듯 팀 공격을 이끌었고, 최정민도 견고한 블로킹으로 힘을 보탰다. 황민경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좋은 서브와 반격으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별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계속 주도하며 승리한 IBK기업은행은 이제 현대건설-흥국생명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페퍼저축은행은 7연패의 늪에 빠졌다.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가 V-리그 입성 후 가장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장위도 전위에서 충실히 제몫을 했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박정아가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이를 모두 상쇄시켜버렸다. 수비가 잘 이뤄진 상황에서도 반격 결정력을 살리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1세트 IBK기업은행 25-21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황민경: 18-18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4연속 서브
페퍼저축은행 테일러: 7점, 공격 성공률 43.75%
페퍼저축은행이 세트 초반 나쁘지 않은 흐름을 탔다. 이원정과 테일러의 호흡이 준수했고, 수비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이며 4-2로 초반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이 금세 분위기를 바꿨다. 6-8에서 빅토리아의 연타와 테일러의 범실이 겹치며 동점을 만들었고, 여기에 황민경의 기술적인 연타까지 더해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페퍼저축은행도 이한비의 퀵오픈과 테일러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받아치며 두 팀의 승부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페퍼저축은행은 10점대 중반까지 아슬아슬한 리드를 잘 지켰다. 그 중심에는 단연 테일러와 이원정의 좋은 호흡이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빅토리아의 몸이 다소 무거워 보였지만 다른 쪽에서 어떻게든 함께 활로를 뚫으며 계속 뒤를 쫓았다. 그러자 16-17에서 빅토리아도 힘을 내주면서 직선을 뚫었고, 다시 한 번 두 팀의 눈높이가 맞춰졌다. 이후 18-18에서 황민경이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마침내 리드를 뺏은 IBK기업은행은 빅토리아의 반격까지 더해 20점에 선착했고, 여기에 박정아의 공격 범실까지 이어지며 흐름이 급격히 IBK기업은행 쪽으로 넘어갔다. 결국 24-21에서 육서영의 퀵오픈이 터지며 IBK기업은행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IBK기업은행 25-21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최정민: 블로킹 2개
IBK기업은행 육서영: 19-18에서 연속 득점
두 팀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초중반 승부를 벌였다. 양 팀이 나란히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린 가운데 IBK기업은행은 빅토리아의 화력으로, 페퍼저축은행은 장위의 높이로 상대를 압박했다. 먼저 10점에 도달한 쪽은 IBK기업은행이었다. 8-8에서 장위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빅토리아의 대각 반격까지 터졌다. 1세트에 3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던 최정민은 11-9에서 하혜진의 속공도 블로킹으로 잡으며 날선 감각을 유지하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답답한 경기 흐름에 빠졌다. 수비가 잘 된 이후에도 반격 결정력이 부족해 점수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자 장소연 감독은 세터를 이원정에서 박사랑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줬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의 주도권은 IBK기업은행이 쥐고 있었고, 15-13에서 황민경의 대각 공격이 라인에 떨어지면서 IBK기업은행이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선착했다. 위기의 페퍼저축은행은 이한비가 공격을 이끌면서 20점대 진입 전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16-18에서 빅토리아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늦지 않게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19-18에서 육서영이 연속 득점으로 페퍼저축은행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고, 22-19에서 이주아의 속공까지 터지며 IBK기업은행이 다시 승기를 잡았다. 결국 24-21에서 터진 육서영의 퀵오픈으로 2세트도 IBK기업은행이 승리를 거뒀다.
3세트 IBK기업은행 27-25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빅토리아: 13점, 공격 성공률 68.42%
블로킹: IBK기업은행 3개 - 페퍼저축은행 2개
3세트 초반, 궁지에 몰린 페퍼저축은행이 수비와 콜 플레이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근소한 우위를 점하자 김호철 감독이 빠른 타이밍에 세터를 김하경으로 교체했다. 김하경은 직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소방수 역할을 침착하게 수행했고, 두 팀 간의 간격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두 팀은 10점대에도 나란히 진입했고, 빅토리아가 힘을 낸 IBK기업은행이 아주 근소하게 앞서갔지만 페퍼저축은행도 박정아가 힘을 내면서 뒤를 꾸준히 쫓았다.
세트 중반, 페퍼저축은행은 13-13에서 테일러의 하이 볼 처리로 역전에 성공한 뒤 장위의 이동공격까지 더해 2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김 감독은 세터를 다시 천신통으로 바꿨다. 페퍼저축은행은 테일러의 활약을 앞세워 세트 중후반 버티기에 돌입했고, IBK기업은행은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지만 17-19에서 테일러의 반격을 허용하며 20점 고지를 페퍼저축은행에 먼저 내줬다. 그러나 20점대에서 IBK기업은행이 힘을 냈다. 20-22에서 빅토리아와 육서영의 연속 득점으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20점대의 접전은 결국 듀스까지 이어졌고, 25-25에서 빅토리아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IBK기업은행이 3세트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