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선수의 평생 꿈은 FA 계약이다.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 누구나 FA 계약을 꿈꾸지만 아무나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고졸 선수들은 1군 등록일수 145일을 8시즌이나, 4년제 대졸 선수들은 7시즌이나 충족해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평생 FA 한 번 못 해보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들이 부지기수. 그런 FA를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을 넘어 무려 네 번째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40)가 KBO리그 최초로 4차 FA 시즌을 앞두고 있다.
강민호는 이미 세 번의 FA 대박을 쳤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4년 2차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강민호는 2005년 20살에 주전 포수로 빠르게 자리잡은 뒤 2013년 시즌을 마치고 첫 FA가 됐다.
당시 그의 나이 28세. 젊은 나이의 공격형 포수로 ‘FA 최대어’ 평가를 받았고, 4년 75억원 대형 계약을 따냈다. 2005년 삼성 심정수의 4년 60억원을 넘어 당시 기준으로 FA 역대 최고액 기록을 썼다.
FA 계약 첫 해에는 부진했지만 이후 3년간 맹활약한 강민호는 2017년 시즌 후 2차 FA로 더 많이 받았다. 4년 80억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14년이나 몸담은 롯데를 떠나 큰 충격을 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강민호는 3차 FA 계약까지 성공했다. 삼성에서 모범 FA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고, 2021년 시즌 후 4년 36억원에 재계약했다. FA 계약을 3차례 맺은 역대 5번째로 그 중 최고액 조건이었다. 올겨울 SSG 내야수 최정이 4년 110억원에 3차 FA 계약을 하면서 강민호의 기록을 깼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에도 특급 대우를 받은 강민호는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136경기 타율 3할3리(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OPS .861로 나이를 잊은 활약을 했다. 7월에만 11개 홈런을 몰아치며 월간 MVP를 차지했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도 경험했다. 우승은 아깝게 놓쳤지만 39세 포수의 노익장을 보여줬다.
올해로 어느덧 3차 FA 계약도 마지막 시즌이 됐다. 만으로 40세가 됐지만 여전히 삼성의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키고 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의 비중도 여전히 크다. 어느 정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KBO리그 최초 4차 FA 계약 가능성이 높다. 이적시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이라 FA 시장 상황에 따라 몸값이 뛰어오를 수 있다.
강민호는 지난해 7월 월간 MVP에 선정된 뒤 “계약 기간이 내년까지다. 조금 더 경쟁력 보여줘 4차 FA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가 어릴 때 보던 40살 선수는 리빌딩으로 물러났다. 후배들을 위해 4차 FA를 하겠다. 선례를 남기고 싶다. 그래야 후배들도 나올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40대 FA 계약 선수로는 2006년 한화 투수 송진우(당시 40세, 2년 14억원), 2014년 LG 외야수 이병규(당시 40세, 3년 25억5000만원), 2016년 삼성 내야수 이승엽(당시 40세, 2년 36억원), 한화 포수 조인성(당시 41세, 2년 10억원), 2018년 한화 투수 박정진(당시 42세, 2년 7억5000만원), 2019년 LG 외야수 박용택(당시 40세, 2년 25억원), 2024년 삼성 투수 오승환(당시 42세, 2년 22억원) 등 7명이 있다.
강민호는 세 번의 FA 계약을 통해 누적 총액이 191억원에 이른다. 최정(302억원), 두산 포수 양의지(277억원), LG 외야수 김현수(230억원) 다음으로 FA 수입이 많다. 4차 FA를 계약을 한다면 누적 수입 2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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