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5시즌 마운드 구상을 묻는 질문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입에서는 좌완 최채흥(30)의 이름이 여러 번 언급됐다. 최원태(삼성)의 보상선수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 최채흥은 체중을 감량하며 달라진 시즌을 맞이하겠다며 이를 꽉 깨물었다.
2018년 삼성 1차 지명을 통해 프로 무대에 입성한 최채흥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20시즌에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11승(6패)을 수확,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2023년 1승7패 평균자책점 6.68로 부진했고, 지난해에도 14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6.30의 성적에 그쳤다.
성장이 더디자 주변에서는 최채흥의 워크에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체중도 다소 불어든 모습도 있었다.
결국 지난달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LG 유니폼을 입었다.
익숙했던 삼성을 떠난 최채흥은 이를 꽉 깨물었다. LG로 이적이 발표된 뒤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고 시즌 때보다 약 5㎏ 감량, 94㎏이 됐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신년 인사회에서 최채흥은 "많이 빠졌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그는 "보상선수 지명 전부터 감량을 계획했다"며 "체중과 함께 체지방을 빼려고 노력했다. 몸이 가벼워졌다. 아침에 일어날 때 느낌이 다르다"고 미소 지었다.
염 감독은 최채흥을 이지강, 송승기, 우강훈과 '5선발 후보'로 분류했다. 만약 선발에서 밀리더라도 좌완 불펜이 부족한 팀 사정상 중간 계투로 나설 수 있다.
최채흥은 "보상 선수로 지명됐을 때 새로운 팀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시켜주시면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대하시고 보상선수로 지명해 주신 것이다.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많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채흥은 2025시즌을 앞두고 과제로 볼 끝을 날카롭게 가다듬는 것을 꼽았다. 그는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를 중요하게 생각 안 했는데, 최근 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LG 분석팀에서도 그 얘기를 가장 먼저 해주더라"고 했다.
이어 "손목 각도가 많이 떨어졌다.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었다. 겨울에 그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보다 넓은 잠실구장은 최채흥의 반등에도 긍정적이다.
그의 잠실구장 평균자책점은 3.62로, 통산 기록 4.59보다 1점 가깝게 낫다.
최채흥은 "내 부족한 점을 메워야 잠실구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며 "정말 잘하고 싶다. 부담도 있지만 이겨내겠다. 응원 많이 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익숙했던 대구 지역을 떠나 서울로 이사해야 하는 최채흥은 높은 집값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사를 해야 하는데 (집값이) 말이 안 된다. 서울 사람은 다 부자인가요?"라고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