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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가 일찌감치 2025 시즌 연봉 협상을 끝냈다. 키움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팀도 2년 연속 최하위. 특별히 협상이 어려운 구단이 아니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송성문, 하영민 등에게 좋은 대우를 해줬으니 잡음이 날 게 없었다.
3억원 대박을 터뜨린 송성문보다 화제가 된 게 있으니 바로 베테랑 이용규와의 재계약이다. 이용규는 지난해와 똑같은 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번 재계약 대상자 중 송성문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고액이다.
그런데 이용규의 성적을 보면, 동결에 의문 부호가 남는 게 사실이다. 이용규는 험난한 주전 경쟁에 부상 여파 등으로 인해 60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이 3할6리지만 안타수 56개로 표본이 너무 적었다. 경기 중 열심히 하다 다친 게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그렇게 따지면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선수의 고과를 다 인정해주기 시작하면 연봉 협상 자체가 어려워진다. 그렇게 따졌을 때 삭감 요인이 큰 가운데 키움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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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의 경우도 2025 시즌 9000만원으로 삭감됐다. 억대 연봉 자존심이 무너졌다. 물론 81경기 타율 2할2푼2리에 그쳤다. 신인 이재상의 부상과 부진, 김휘집 트레이드 등으로 공백이 생긴 유격수 자리. 6월 중순부터 김태진이 채워주며 키움은 그나마 일찍 무너지지 않고, 중위권 경쟁을 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까지 유격수를 했는데, 프로에 온 후 11년 동안 유격수로 한 번도 뛰어보지 않은 선수라고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쳐줬다. 야구는 공격이 전부가 아니다. 유격수는 수비의 핵심이다. 수비에서 분명한 고과가 있었는데, 키움 관계자는 "그나마 수비 공헌도가 있어 삭감 폭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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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는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뒤 키움으로 이적, 5년간 12억원이라는 거액을 벌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이용규의 경우 팀 맏형으로 긍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준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며 연봉 동결의 이유를 밝혔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이용규의 연봉은 구단 고과 시스템에 따라 책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