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의도가 담긴 결정"···SSG 베테랑 야수 6명이 미국 대신 일본으로 향하는 이유

입력
2025.01.11 05:42
21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 SSG 최정이 이숭용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베테랑 야수들이 일본 가고시마에서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SSG 구단에 따르면,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오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출국해 2월 20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이후 2월 23일부터 3월 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

아직 스프링캠프 명단이 발표된 건 아니지만, 베테랑 야수들은 미국 플로리다가 아닌 일본 가고시마로 향한다. 가고시마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선수는 포수 이지영, 김민식, 내야수 최정, 김성현, 외야수 오태곤, 한유섬까지 총 6명이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SSG 이지영이 러닝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SSG가 1차 스프링캠프 때 이용하는 장소는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위치한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다. 훈련장 시설이나 기후 등 운동 환경은 전혀 문제가 없다.

2023년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를 방문한 정용진 SSG 구단주도 "오기 전에는 여기까지 이동 거리가 길다 보니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직접 캠프지에 방문해 거리가 너무 멀고, 컨디션 관리가 힘들고, 또 훈련 시설이 열악하면 캠프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보니 이동 거리를 제외하고는 여기를 떠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정 구단주의 이야기대로 플로리다로 향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플로리다로 향하는 직행 항공편이 없기 때문이다. SSG 선수단은 애틀랜타를 경유해 인근 공항에 도착한 뒤 차로 움직이는데, 이동 시간에만 약 20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다 보니 몇몇 선수들은 장시간 이동에 피로감을 느꼈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5회초 2사 1,2루 SSG 이숭용 감독이 최정의 역전 적시타때 득점한 최지훈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령탑은 훈련의 효율성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등을 고려해 베테랑 선수들에게 캠프 장소 선택권을 줬다. 다만 선수들의 편의만 생각하진 않았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SSG 관계자는 10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가고시마행은) 여러 가지 의도가 담긴 결정"이라고 운을 뗀 뒤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선택권을 주셨다. 고참 선수들은 스스로 잘 하니까 감독님께서 그 선수들에게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다.

SSG는 2023시즌을 마치고 리모델링을 선언했다.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박지환, 정준재, 고명준, 조병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확인했다.

SSG는 그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SSG는 "2025시즌 구단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유망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캠프 기간 강도 높은 기술 훈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1차 스프링캠프를 거쳐 생존하는 선수들이 2차 스프링캠프에 가지 않겠나. 이 과정도 고려했다"며 "지난해 가능성을 나타낸 선수들도 있고, 1군으로 올라와야 할 선수들이 많다. 팀 입장에서는 그런 선수들이 좀 더 (플로리다 캠프에) 가서 경쟁하는 것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가 최정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키움에 7:2로 승리하며 KBO리그 최초의 5위 결정전이 성사됐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SS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야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SSG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SSG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하는 구단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훈련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이번 캠프는 야수 쪽에서 좀 더 타이트하게 진행하려고 한다.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하려면 (1군으로 올라와야 할) 선수들을 모아서 진행하는 데 훨씬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SSG는 퓨처스팀(2군) 선수단이 2월 중순 일본 가고시마로 오는 점도 고려했다. 2군 선수들이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SSG의 생각이다.

구단 관계자는 "베테랑 선수들이 2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그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2군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데, (함께 훈련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이 2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얘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황희찬 FA컵 선발
  • 정관장 10연패
  • 모예스 에버턴 감독 부임
  • 흥국생명 연패
  • 손흥민 연장 계약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