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은 KIA의 해, 그리고 김도영(22·KIA)의 해였다. KBO리그를 이끌어나갈 잠재력 넘치는 유망주에서 일약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3년 차 시즌에 이뤄낸 쾌거였다. 팀도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시즌 뒤 프리미어12에서는 국제용 선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을 한몸에 모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김도영은 2024년 141경기에서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14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67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직행했다.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40홈런-40도루 타이틀에 도전하며 KIA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팬들에게 인기 만점인 스타일이었다. 뛰어난 성적에 화려한 플레이스타일, 그리고 지역 연고 출신에 어린 나이까지 팬들을 열광시킬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가지고 있었다.
팬들은 자연히 김도영 관련 물품을 사기 위해 팀 스토어 앞으로 몰려 들었고, 지난해 KIA는 구단 역사상 상품 판매로는 역대 신기록을 썼다. 그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선수가 단연 김도영이었다. 김도영 관련 상품 매출만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사랑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김도영에 대한 '돈쭐'로 이어졌다.
보통 마킹된 유니폼 판매 한 벌당 선수는 5000원 정도의 인센티브를 가져간다. 기록 등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고 판매되는 상품의 경우는 해당 매출의 일정 퍼센테이지를 선수가 가져간다. KIA 선수들의 수익 퍼센테이지는 타 구단에 비해 그렇게 높지는 않은 수준이지만, 김도영은 워낙 매출 자체가 많아 상품 판매 인센티브로만 자신의 연봉에 몇 배가 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팬들도 기분이 좋고, 김도영도 기분이 좋은 최고의 한 해가 된 셈이다.
2024년을 잊고 이제 2025년을 다시 차분하게 조준하고 있는 김도영이다. 다만 2025년 연봉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KIA는 연봉 협상 개시가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다. 일정상 그럴 수밖에 없었다. 주축 선수들 상당수와 연봉 협상이 끝난 상황이지만, 김도영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과는 아직 협상이 다 끝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난이도가 높은 선수들은 뒤로 미뤄놨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김도영은 가장 마지막에 한다는 게 구단의 올해 연봉 협상 구상이었다. 선수 측에서는 일찌감치 원하는 액수를 구단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김도영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 구단과 선수 모두 연봉 조정은 신청하지 않았다. 애당초 김도영 측이 연봉 조정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구단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김도영의 2024년 연봉은 1억 원이었다. 2022년 성적은 아주 좋은 게 아니었고, 2023년은 비율 성적은 좋았으나 부상이 있어 누적 성적이 떨어졌다. 연봉 고과는 아무래도 출전 경기 수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데다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연봉이 한 번에 확 뛰기는 어려웠다. 억대 연봉 타이틀을 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2억 원, 3억 원대는 그냥 뛰어 넘을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 역대 4년차 최고 연봉은 지금은 메이저리그로 간 이정후(2020년)가 가지고 있는 3억9000만 원이다. 이전 최고 기록이 '괴물' 류현진의 2억4000만 원이었는데 이것이 한참 깨지지 않다 이정후가 경신했다. 이후로도 여기에 도전할 만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이정후의 경우는 1~3년차를 모두 잘했고, 또 성적이 우상향을 계속 그렸기에 가능한 수치였다. 성과 주의가 강한 키움의 연봉 협상 기조 또한 이런 후한 대접이 가능했던 원동력 중 하나다.
김도영은 이정후 이상의 금액을 받을 것은 확실시된다는 후문이다. 4억 원대 진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타 선수와 형평성도 생각할 부분은 있겠지만 올해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해 기본적으로 선수단 전반의 연봉이 크게 뛸 가능성이 높은데다 김도영이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내 '잡음'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