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최원태의 무게감, 장원준 말고 FA 선발투수 이적생 성공사례가 없다…한화·삼성의 승부수

입력
2025.01.08 15:00


한화 이글스 엄상백./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이적생 선발투수의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

1999-2000 오프시즌부터 도입된 KBO리그 FA 시장. 타자의 성공사례는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선발투수, 특히 팀을 옮긴 선발투수의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한때 FA 시장에서 투수들은 꽤 인기가 없었다. FA 자격을 얻을 정도로 8~9년간 꾸준히 잘한 투수는 그만큼 피로가 누적됐고, FA 계약 이후 그 여파로 부상 이슈를 만나거나 하락세를 탄다는 논리가 증명됐다.


KT 위즈 엄상백./KT 위즈




역대 최초의 선발투수 FA 이적생은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었다. 1999-2000 시장에서 3년 8억원에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고 삼성 라이온즈로 갔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2000시즌 삼성에서 14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7.30을 기록하고 2001년 곧바로 KIA로 복귀했다.

이후 2003-2004 시장의 진필중이 4년 30억원에 LG 트윈스로, 이상목이 4년 22억원에 롯데 자이언츠로 갔다. 그러나 진필중은 3년간 합계 3승에 5점대 평균자책점만 두 차례 찍었다. 이상목도 2006년에만 12승8패 평균자책점 3.25로 제 몫을 했다.

LG는 진필중의 실패 이후 2006-2007 시장에서 박명환과 4년 40억원 계약을 맺었으나 2007년에만 27경기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3.19로 잘 던졌다. 이후 3년간 합계 4승, 6~8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물렀다. 이후 한동안 투수는 불펜의 FA 이적이 많았다. 2014-2015 시장의 배영수가 4년 21억5000만원 계약을 한화와 체결했으나 3년간 합계 13승, 5~7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사실상 최초의 성공사례가 2014-2015 시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4년 84억원 계약을 한 좌완 장원준이다. 장원준도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계속 헤매다 은퇴했지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맹활약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견인했다. 2015년 30경기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 2016년 27경기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32, 2017년에도 29경기서 14승9패 평균자책점 3.14를 찍었다.

2016-2017 시장에선 현재 유튜버로 변신한 차우찬이 4년 95억원 계약으로 LG에 갔다. 그러나 LG는 진필중, 박명환에 이어 또 한번 실패를 맛봤다. 차우찬은 두 차례나 10승 이상 따냈으나 평균자책점 3점대를 한 번밖에 못 찍었다.

오히려 연속성이 가장 떨어지는 파트인 불펜의 경우 FA 이적생 성공사례가 꽤 된다. 그러나 선발투수 FA 이적생 잔혹사를 아직도 못 끊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번 FA 시장에서 삼성과 한화의 승부수가 눈에 띈다. 한화가 4년 78억원에 엄상백을, 삼성이 4년 70억원에 최원태를 데려갔다.

특히 엄상백과 최원태는 95억원의 차우찬, 84억원의 장원준에 이어 FA 선발투수 이적생 계약 중에서 세~네 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들의 성패 여부가 한화와 삼성의 올 시즌 성적은 물론 리그 판도, FA 시장의 트렌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화가 5강, 삼성이 우승까지 가려면 두 이적생 선발투수가 반드시 제 몫을 해야 한다. 두 사람이 잘 던져야 두 팀 선발진이 리그 최상급으로 위력을 떨칠 수 있다. 최근엔 과거와 달리 선발투수들의 철저한 루틴 관리, 피로도 관리가 동반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FA 선발투수 이적생 성공 케이스를 추가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한화와 삼성이 FA 선발투수 잔혹사를 모를 리 없고 충분히 시뮬레이션 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그러나 미래에 일어날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경쟁력이 정확하게 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엄상백의 경우 풀타임 선발을 3년 정도 했다. 그 중 2점대,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시즌이 한 차례 있었다. 내구성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큰 경기서 검증을 받은 적은 없다.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삼성 라이온즈




최원태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인상을 남긴 적은 없다. 결정적으로 최근 5년간 한 자릿수 승수 획득에 그쳤고, 2018~2019, 2022년에만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여전히 20대인데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잔부상도 잦았다. LG 트윈스는 FA 시장이 개장하자 최원태를 사실상 관망했다. 그 판단에 대한 견적서는 올 가을 1차적으로 뽑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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