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홈런 중견수' 재계약 왜 망설일까...팀에 '공갈포'만 두 명, 문제는 홈런 아닌 '생산력'

입력
2025.01.02 10:47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홈런, 네 번째로 많은 타점을 기록한 주전 중견수인데도 선뜻 재계약을 맺기가 어렵다. 원소속팀 NC 다이노스는 김성욱의 '실속'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012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32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김성욱은 당시 신생팀이었던 NC의 1군 합류와 동시에 1군 무대를 밟은 '창단 멤버'다. 2015년부터 상무 입대 전인 2020까지 꾸준히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기회를 받은 김성욱은 올 시즌 주전 중견수 자리를 맡으며 129경기 타율 0.204 17홈런 60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꾸준한 활약에 이어 개인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까지 경신한 김성욱은 야심 차게 FA 시장에 나왔지만, 예상외의 찬바람을 맞고 있다. 일발 장타력이 있는 중견수인 데다 영입 부담이 적은 FA C등급임에도 타 팀의 구애를 받는 데 실패했다.

결국 원소속팀 NC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NC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호부지' 이호준 감독은 외부 FA 영입보다 내부 전력 단속에 힘써주길 구단에 당부했다. 외국인 에이스 카일 하트는 미국 무대 재입성을 위해 떠났지만, 내부 FA 임정호를 3년 최대 12억 원 계약조건에 잔류시켰다.



이러한 기조에서도 NC가 김성욱과의 재계약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그의 '실속' 문제다. 홈런, 타점 등 겉으로 보기에 김성욱의 기록은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김성욱의 타율은 2할을 겨우 넘겼고 OPS는 0.671에 불과했다. 2024시즌 리그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도 OPS가 0.7을 넘지 못한 선수는 4명뿐이다.

타자의 생산력을 나타내는 wRC+(조정 득점 창출력, 스탯티즈 기준)는 김성욱이 71.4를 기록, 지난 시즌 외야수 백업으로 출전한 젊은 자원 최정원(99.0), 박한결(84.6) 보다 오히려 낮았다.





심지어 NC에는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지난해 팀의 확실한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김형준이다. 김형준 역시 17홈런을 때려내 거포 자질을 드러냈지만, 시즌 타율이 1할대(0.195)에 머무르며 정확도에서 큰 약점을 노출했다. 5월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월간 타율 2할 타율을 넘지 못했다. 시즌 OPS는 0.658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선수들 중 가장 낮은 OPS를 기록했다. NC가 김성욱과 재계약을 맺는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공갈포' 타자만 둘을 품게 되는 셈이다.

'홈런왕' 맷 데이비슨과의 재계약도 김성욱에겐 악재다. NC는 지난 시즌 무려 46홈런을 때려낸 데이비슨의 활약에 힘입어 팀 홈런 리그 2위(172개)에 올랐다. 거기에 박건우, 권희동, 김휘집, 김주원 등 언제든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도 타선에 즐비하다. 생산력을 포기하면서 굳이 거포형 타자를 품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사진=OSEN, 뉴스1,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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