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히어로즈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직원들도 '불면의 밤'을 보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장을 던진 김혜성(26)의 포스팅 마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이다.
김혜성의 포스팅 마감 시한은 4일 오전 7시. 키움은 운영팀장과 홍보팀 직원들이 밤새 사무실에 남아 소식을 기다렸다. 불과 포스팅 마감 몇 시간을 앞둔 상황에서 김혜성과 LA 다저스가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제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이날 김혜성의 에이전시인 CAA 스포츠는 "김혜성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조건에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다저스는 지난 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으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몸담고 있는 팀이다. 김혜성이 당장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지는 미지수이지만 2루수는 물론 유격수, 3루수 등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다저스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키움 관계자는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한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팀을 가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히어로즈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 준 (김)혜성이에게 고맙다"라며 마침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김혜성에게 아낌 없는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어 이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는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최고의 선수들만 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팅에 도전하고 결과를 이룬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다. 팀의 성과를 넘어 KBO 리그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로 통하는 팀이다. 이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데뷔전만 치르면 키움에서만 5번째 빅리거가 탄생한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키움은 당시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주역이었던 강정호의 포스팅을 추진했다. 강정호는 2014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356 40홈런 117타점을 폭발하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샀고 결국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하는데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다음 주자는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2014년 52홈런을 폭발한데 이어 2015년에는 53홈런을 작렬하면서 KBO 리그를 평정했고 역시 포스팅을 거쳐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하는데 성공했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김하성 또한 2020년 138경기 타율 .306 30홈런 109타점 23도루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른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지난 겨울에는 이정후가 낭보를 전했다. 2022년 142경기에서 타율 .349 23홈런 113타점 5도루를 기록하며 KBO 리그를 지배한 이정후는 2023년 부상 여파로 86경기에 나서 타율 .318 6홈런 45타점 6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어도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선수였고 포스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잭팟'을 터뜨리면서 히어로즈산 메이저리거 계보를 잇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김혜성도 그 명맥을 이어갔다. 김혜성은 지난 해 127경기에 나와 타율 .326 11홈런 75타점 30도루를 남기며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작성,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채비를 마쳤음을 알렸다. 그리고 마침내 포스팅을 거쳐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의 조건에 사인하면서 꿈에 그리던 빅리그행을 실현했다.
키움은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소속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주도했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대부분 구단들과 달리 키움은 자생력을 가져야 구단 운영이 가능한 팀이다. 지금껏 키움은 여러 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하면서 이적료를 쏠쏠하게 챙겼고 이는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이 됐다. 앞으로 키움에서 김혜성에 이어 어떤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질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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