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5시즌 KBO리그 신인상 레이스는 파이어볼러 1~2순위의 흥미로운 맞대결이 예고됐다. 업계에선 조심스럽게 둘 다 잠재력을 터트리는 것은 시간문제로 바라본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애당초 정우주(19, 전주고) 지명이 유력했다. 그러나 스카우트팀이 2024시즌에 지속적으로 아마추어 무대를 관찰한 결과 정우주에서 정현우(19, 덕수고)로 선회하자는 의견을 냈다. 결국 스카우트 전문가 고형욱 단장도 이를 받아들여 정현우 지명이 이뤄졌다는 게 정설이다.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시기에 드래프트에 나갔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1순위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운명처럼 두 사람이 함께 드래프트에 나갔고, 1순위 정현우, 2순위 정우주로 결론이 났다. 알다시피 정우주는 당연히 한화 이글스가 데려갔다.
두 사람은 즉시전력 파이어볼러라는 큰 틀에서의 공통점이 있다. 세부적으로는 던지는 손 외에도 차이점이 있다. 현 시점에서의 완성도에선 정현우가, 현재 스피드와 향후 잠재력 및 실링은 정우주가 좀 더 좋다는 게 일반론이다.
이미 150km을 뿌리는 좌완이 커맨드와 경기운영능력까지 어느 정도 갖췄으니, 키움이 정현우를 안 뽑을 수 없었다는 논리다. 정우주의 실링이 역대급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단, 전문가 시선에 따라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여전히 성장하는 우량주들에게 그런 평가들조차 이르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오히려 데뷔 첫 시즌에 고전해보는 것도 나중을 생각할 때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5년 신인들의 경우 1라운드에 뽑힌 선수들은 대체로 그 어떤 시즌 1라운드보다 좋다는 의견이 많아서, 신인상 레이스가 춘추전국시대로 갈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개개인의 준비가 잘 돼 있다면, 팀 사정에 따라 기회를 충분히 잡는 게 중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정현우와 정우주의 첫 시즌 팀 환경은 극과 극이라서 눈에 띈다. 정현우는 어느 정도 팀의 관리를 받는 선에서 시즌 내내 선발 등판할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정우주는 개막하자마자 1군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할 전망이다.
키움은 리그에서 선발진이 가장 약하다. 그런데 젊은 투수들을 육성할 목적으로 외국인투수를 케니 로젠버그만 뽑은 상태다. 2~5선발을 국내투수로 끌고 가야 한다. 작년에 하영민과 신인 김윤하를 어렵게 발굴했다. 그러나 애버리지가 확실치 않다. 올해도 잘 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설령 두 사람이 올해 잘해도 4~5선발을 해결해야 한다. 여러모로 정현우가 충분히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화는 FA 시장에서 엄상백을 영입했다. 올 시즌 한화는 류현진~라이언 와이스~코디 폰세~엄상백~문동주로 선발진을 구성할 전망이다. 리그 최강 선발진이다. 정우주가 아무리 대단한 신인이어도 당장 1군에서 선발투수로 자리를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불펜으로 육성할 투수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2군에서의 선발수업이 예상된다.
당장 정현우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앞서갈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정우주가 신인왕 레이스에서 불리한 환경이긴 하다. 그러나 수많은 변수가 도사릴 장기레이스에서 딱 예상대로만 흘러갈까.
정현우가 아무리 대단한 신인이어도 아마추어와 프로 레벨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충분히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 오히려 정우주가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고 1군에 올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긴 호흡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때, 현 시점에서의 팀 환경이 정우주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키움이 정현우를 2군에서 어느 정도 담금질을 하고 1군에서 기회를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둘 다 이변이 없는 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전망이다. 이미 구단에서 남다른 신경을 쓰고 관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말 2025년 신인왕 레이스는 정현우와 정우주의 역대급 2파전일까. 시즌은 길고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키움과 한화의 올 시즌 성적을 떠나 두 특급신인의 데뷔 첫 시즌 행보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