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1차지명에도 팔꿈치 수술로 인해 날개가 펴지지 않았던 곽빈(26·두산 베어스)이 데뷔 첫 10승을 거쳐 다승왕을 거머쥐며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에이스로 우뚝 섰다.
지난달 두산 베어스가 발표한 ‘2025시즌 연봉 계약 주요 결과’에 따르면 곽빈은 종전 2억1000만 원에서 1억7000만 원(81%) 인상된 3억8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 구단은 “2024년 다승왕 곽빈이 팀 내 최고 인상액을 달성했다”라고 토종 에이스의 계약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배명고 시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불렸던 곽빈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1차지명으로 화려하게 입성, 데뷔 첫해 32경기 3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7.55를 기록했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를 앞세워 시즌 초반 필승조에서 15경기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의 안정감을 뽐냈다.
곽빈의 비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해 10월 병원으로 향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예상보다 재활이 장기화되며 2019시즌과 2020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곽빈은 2021년 5월 정식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서 다시 힘차게 공을 뿌렸다. 재활은 성공적이었다. 복귀 후 21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재기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한 축을 맡아 두산의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에 기여했다.
곽빈은 2022년 27경기 8승 9패 평균자책점 3.78로 비상하며 마침내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달았다. 시즌을 마친 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승선하며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뽑히는 영예까지 안았다.
곽빈은 2023년 마침내 KBO리그 정상급 선발 자원으로 성장했다. 23경기 127⅓이닝을 소화,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의 호투를 펼치며 마침내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다. 곽빈은 이에 그치지 않고 2승을 더 쌓아 LG 트윈스 임찬규(14승)에 이어 토종 다승 2위에 올랐다.
실력을 인정받은 곽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 승선하며 2023년 개최된 3개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태극마크를 새겼다.
2024시즌 곽빈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구위와 제구를 앞세워 30경기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로 호투했다. 외국인투수들이 연이어 제 몫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1선발 역할을 수행,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과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국내선수의 다승 1위는 2017년 KIA 타이거즈 양현종 이후 무려 7년만이었다.
곽빈은 2018년 최저연봉 2700만 원으로 출발, 팔꿈치 수술로 인해 2020년 3500만 원, 2021년 3000만 원으로 방황을 거듭했다. 2022년 6500만 원으로 반전 계기를 만든 그는 2023년 생애 첫 억대 연봉(1억4000만 원)을 거쳐 2024년 2억1000만 원, 2025년 3억8000만 원의 탄탄대로를 구축했다. 한때 1군 생존도 장담 못했던 미완의 1차지명 투수가 대반전 스토리를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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