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만 2년차 징크스 있는게 아니다…최고의 활약 롯데 레이예스, 두번째 시즌도 검증해야 롯데 레전드 외인 반열 가능성↑

입력
2024.12.30 13:45
수정
2024.12.30 13:45


2024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선수를 꼽자면 단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일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레이예스는 KBO리그 첫 해에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타율 0.352 15홈런 111타점 등을 기록했다. 팀내 타율 1위, 홈런 3위, 타점 1위 등으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안타 부문에서 202안타로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개수를 갈아치우며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레이예스는 골든글러브도 수상하며 2022년 이대호(은퇴) 이후 2년만에 수상자를 배출하며 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롯데가 시즌 후 레이예스의 잔류에 집중한 건 당연한 결과였다. 레이예스도 총액 125만 달러에 도장을 흔쾌히 찍었다.

레이예스는 “내년 시즌 동료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가 다음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레이예스의 활약이 중요하다. 더 좋은 성적을 내면 당연히 좋겠지만, 레이예스가 올시즌 낸 성적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2024시즌 기록을 유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힘을 내볼 수 있다.



레이예스는 특히 롯데 외국인 타자의 ‘2년차 징크스’를 조심해야한다.

최근 롯데에서 뛰었던 외인 타자들 중 첫 해에는 환영을 받았지만 다음 시즌에는 활약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뛰었던 짐 아두치는 그 해 타율 0.314 28홈런 106타점 24도루를 기록했다. 롯데 역사상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타자가 되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썼다.

하지만 아두치는 다음해에는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시즌 중간에 유니폼을 벗으며 실망감을 안겼다. 퇴출되기 전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그해 성적은 타율 0.291 7홈런 41타점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다시 롯데 팬들의 마음을 산 타자가 나타났다. 앤디 번즈가 116경기 타율 0.303 15홈런 57타점 등을 기록했다. 꾸준한 활약을 보이면서 팬들에게 보여주는 쇼맨십도 뛰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음 시즌에도 롯데에서 뛴 번즈는 타율 0.268 23홈런 64타점 등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늘어났지만 워낙 타격 기복이 심했고 내야수로서 수비가 워낙 좋지 않았다. 2017년 실책이 8개에 그쳤던 번즈는 2018년에는 거의 3배에 가까운 22개를 기록했다. 결국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2020년 롯데와 인연을 맺은 딕슨 마차도는 그 해 144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0.280 12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서 특출난 활약을 한 건 아니지만 당시 빈약한 롯데 내야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다음해에는 타율 0.279 5홈런 58타점을 기록했고 팀이 원하는 방향성과 맞지 않아 결별했다.

대체 외인으로 기회를 살렸고 다음해 재계약까지 성공했다가 아쉽게 작별한 타자도 있다. 잭 렉스는 2022년 DJ 피터스의 대체 외인 타자로 KBO리그에 발을 들여 56경기에서 타율 0.330 8홈런 34타점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렉스는 다음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완주가 좌절됐다. 부상 당하기 전 성적은 55경기 타율 0.246 4홈런 30타점.

이런 사례들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레이예스가 올시즌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레이예스는 평소에도 차분한 성격으로 들뜨지 않아 기복이 없다. 팀을 위해서 희생을 할 줄도 안다.

다만 올해 레이예스가 한시즌을 뛰면서 분석이 된 부분은 감안을 해야한다. 상대의 많은 견제 속에서도 레이예스 역시 한 걸음 더 발전을 해야한다. 그래야 롯데 레전드 외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롯데는 다음 시즌 타자들의 장타를 늘이기 위해서 외야 담장을 5m로 원상복귀하는 작업을 했다. 이런 점은 레이예스에게 호재다. 레이예스가 친 15개의 홈런 중 사직구장 홈런은 4개밖에 되지 않았다. 홈구장 홈런 숫자가 전체 홈런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20홈런도 가능하다. 레이예스의 방망이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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