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위즈덤·나성범 30홈런 트리오 기대만발…99 샌더스·홍현우·양준혁, 추억의 ‘106홈런 트리오’ 소환

입력
2025.01.02 06:10
수정
2025.01.02 06:10


2024년 9월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3루 주자 김도영이 1회말 무사 3루서 최원준의 좌익수 플라이 때 홈을 밟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광주=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99년의 추억이 떠오른다. KIA 타이거즈가 2025시즌에 30홈런 트리오를 배출할까. 그 어느 시즌보다 기대감이 크다.

KIA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활약하던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했다. 소크라테스가 나이도 아주 많은 편이 아니다. 클래식 스탯만 보면 2024시즌이 앞선 2년보다 좋았다. 그러나 세부 스탯에서 문제점이 있었고, 개선되기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은 KIA에 부족한 거포다. KIA는 팀 타율 3할을 자랑하지만, 확실한 홈런타자는 전무하다. 최형우는 전성기에도 클러치히터였지 홈런타자는 아니었다. 나성범도 엄밀히 말해 중, 장거리타자다. 김도영이 38홈런을 쳤지만, 매 시즌 40홈런이 가능한 타자라는 안심을 하기엔 이르다.

더구나 최형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고, 나성범이나 김선빈 등 주축타자들은 또 나이를 먹고 3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간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 친 위즈덤은 소크라테스에게 기대할 수 없었던 확실한 한 방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위즈덤이 4번 타순에서 김도영, 나성범과 시너지를 내면, 3~5번 타자 전부 30홈런 이상 가능할 수도 있다. 나성범도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14년, 2020~2021년에 30홈런 이상 친 경험이 있다. 이는 올 시즌 KIA의 최대무기가 될 수 있다.

KIA 역사를 돌아보면, 30홈런 트리오를 배출한 유일한 시즌이 해태 시절이던 1999년이다. 당시 외국인타자 트레이시 샌더스가 40홈런을 쳤다. 역대 타이거즈 한 시즌 최다홈런이다. 유일한 40홈런 타자. 작년 김도영의 38홈런이 타이거즈 토종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이다.

뒤이어 홍현우가 34홈런, 양준혁이 32홈런을 쳤다. 세 사람이 합계 106홈런을 마크했다. 이후 KIA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엔 30홈런 트리오가 없었다. 2009년 김상현과 최희섭이 36홈런, 33홈런을 치며 30홈런 듀오를 배출한 게 전부였다. 작년에도 김도영 외에 30홈런 타자는 없었다.

해태는 1999년에 20홈런 타자도 2명 있었다. 장성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24홈런, 또 다른 외국인타자 윌리엄 스토니 브룩스가 23홈런을 쳤다. 넓은 의미에선 20홈런 이상 타자가 5명 나온 시즌이었다.

1999년 해태는 드림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IMF 여파로 주축멤버들이 팔려 나가는 등 좋지 않은 시기였다. 30홈런 이상 친 타자가 3명이나 나왔지만, 웃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KIA는 다르다. 중심타자들의 많은 홈런이 팀 전력에 대단한 시너지를 안길 가능성이 크다. KIA는 2024시즌 163홈런으로 리그 3위였다. 이 순위도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위즈덤의 적응이 최대관건이다. 미국에서 빠른 공에 대한 약점이 있었으나 국내에선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 투수들의 빠른 공에 무사히 적응하면 변화구 승부에 대처할 여유는 자연스럽게 생긴다.


25일 오후 대구광역시 연호동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라이온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기아 나성범이 5회초 안타를 치고 있다./대구=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나성범은 2024시즌 막판 지난 2년의 부진을 털고 눈에 띄게 컨디션이 올라왔다. 김도영이 실질적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섣부른 희망회로는 곤란하지만, 30홈런 트리오에 대한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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