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야수 홍창기는 올해 유독 긴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139경기 타율 0.336 5홈런 73타점 등을 기록했고 시즌 후에는 포스트시즌도 치렀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273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하지 못했지만 홍창기의 시즌은 끝난게 아니었다. 11월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돼 국제 대회 무대에서도 뛰었다. 성인 대표팀에 뽑힌 건 처음이었다.
LG에서도 붙박이 1번이었던 홍창기는 대표팀에서도 공격 첨병의 역할을 했다. 프리미어12에서 예선 라운드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홍창기에겐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MVP 시상식에서 홍창기는 출루왕을 차지했다. 출루율 0.447로 2023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출루왕이었고 2021년 이 부문 첫 타이틀을 가져간 데 이어 세 번째 수상이었다. 올시즌에는 ABS(투구 판정 시스템)가 도입됐음에도 빠르게 적응해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통산 출루율 0.430으로 고 장효조의 통산 출루율 기록(0.427)을 넘어섰다. 상대 팀이 바라봤을 때 ‘출루 악마’라는 별명이 붙을만한 활약이었다.
지난 1일 열린 프로야구 선수협회에서는 외야수 부문 수상을 했다. 이 부문에서도 3년 연속 수상이다. 다른 시상식과는 다르게 동료들이 직접 투표를 하고 수비 능력을 높이 사기에 수상에 대한 의미가 또 남다르다.
올시즌을 돌이켜본 홍창기는 “대표팀이라는 좋은 자리도 한번 가봤었고 개인 성적도 가장 좋았던 시즌인거 같아 기억에 남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보완할 부분도 분명히 있었던 시즌이었던거 같아서 내년에 잘 준비해야할거 같다”라며 잘 한 점보다는 부족했던 부분을 떠올렸다.
홍창기가 가장 아쉬운 건 2루타 부문이다. 2023시즌에는 2루타 35개를 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2루타를 기록했던 홍창기는 올시즌에는 18개로 줄었다.
홈런도 좋지만 1번 타자로서는 장타로 누상에 나가는 것이 팀의 득점 확률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홍창기는 “홈런은 많이 늘었지만, 내가 생각한 방향성은 강한 타구를 뽑아내서 2루, 3루타를 날리는 것”이라며 “올시즌에는 2루타가 많이 줄어 다시 많이 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실 내색은 안 했지만 홍창기도 바뀐 시스템이 적지 않게 힘들었다. 뒤늦게나마 “(ABS에) 적응하기 힘들었다”라고 말한 홍창기는 “내년 시즌에 다시 적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최대한 신경 안 쓰는게 중요하다. 모든 선수가 다 똑같은 존에서 타격하기 때문에 장단점이 확실히 있다.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