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터줏대감'이던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후보에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골든글러브의 최대 격전지는 포수 부문이 됐다. 박동원(LG 트윈스)과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등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를 공개했다.
총 81명의 후보가 10개 포지션에서 경합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건 포수 부문이다.
총 7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렸는데, 여기에 양의지가 포함되지 못했다.
양의지는 포수 부문에서 역대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를 수집한 선수다. 그는 2014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포수 부문 황금장갑을 8회나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수상으로 7회 수상의 김동수를 제치고 역대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명타자로의 한 차례 수상을 포함해 9회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양의지는, 올해 역대 최다 타이인 10회 수상으로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지만 후보에서 탈락했다.
양의지는 올해 119경기에 출전해 0.314의 타율에 17홈런 94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수와 지명타자를 병행하며 어느 쪽으로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양의지가 빠지면서 올해 골든글러브의 가장 큰 관심사는 포수 부문이 됐다.
유력한 후보로는 박동원과 강민호가 꼽힌다. 둘 다 올해 소속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을 세운 '안방마님'이다.
34세의 박동원은 아직 단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없다. 오랫동안 주전 포수로 활약했지만 '리그 최고'였던 적은 없었던 그다.
반면 39세의 노장 강민호는 2008년과 2011~2013년, 2017년, 2021년까지 6차례나 골든글러브를 받은 경험이 있다. 양의지의 유일한 견제자였던 그는, 올해 양의지가 없는 가운데 개인 통산 7번째, 포수 부문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에 도전한다.
성적표는 용호상박이다. 박동원은 0.272의 타율에 20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0 등을 기록했고, 강민호는 0.303의 타율에 19홈런 77타점, OPS 0.861을 마크했다. 홈런과 타점 등 '누적 스탯'은 박동원이, 타율과 OPS의 '비율 스탯'은 강민호가 앞서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포수의 또 다른 덕목 중 하나인 '도루 저지율'에선 박동원이 0.250으로 0.234의 강민호를 앞섰지만, 이 역시 눈에 띄는 격차는 아니다.
다만 지명타자를 병행한 강민호의 수비 이닝이 803이닝인데 비해 박동원은 포수 후보 중 가장 많은 944⅔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에선 박동원이 조금 앞선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역시 양의지가 없는 지명타자 부문도 관심을 모은다. 지명타자는 가장 적은 3명이 경쟁하는데 후보는 최형우(KIA 타이거즈)와 김재환(두산), 강백호(KT)다.
역시 개인 성적은 막상막하다. 최형우가 0.280의 타율에 22홈런 109타점, 김재환은 0.283의 타율에 29홈런 92타점이고, 강백호는 0.289의 타율에 26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김재환이 0.893으로 가장 높고 강백호(0.840), 최형우(0.860)의 순이다.
만일 최형우가 치열한 경쟁의 승자가 된다면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현재 최고령 수상 기록은 이대호가 은퇴 시즌인 2022년에 기록한 만 40세 5개월 18일이다.
1983년 12월 16일생인 최형우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경우 시상식 날짜(12월 13일) 기준으로 만 40세 11개월 27일을 기록해 '최고령 수상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