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선수들이 파리처럼 떨어졌다" 현재 '부상병동'인 토트넘 홋스퍼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그리고 토트넘이 18세 양민혁의 합류를 서두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양민혁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했다.
2006년 생으로 강원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양민혁은 앞서 지난 7월 28일 토트넘에 공식 입단 소식을 알리며 큰 화제가 됐다.
양민혁은 지난 2017년 경희 FC 유스로 본격적인 축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강릉제일고에 입학해 강원 U-18에 입단하며 활약하다 1년 후 K리그1 강원 FC와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양민혁은 기존에는 대한민국 U-17 대표팀 선수로도 활약한 바 있던 크게 주목받는 유망주다. 아울러 K리그1 사상 최초로 고교생 신분의 프로 선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한국에서 그가 남긴 최종 성적은 38경기 12골 6도움이다.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5차례(4,5,6,7,10월) 수상했으며 이달의 골, 이달의 선수(이상 7월)에도 선정됐다. 강원을 넘어 현 시점 K리그 역대 최고의 루키로 불리며 토트넘의 지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양민혁은 이영표(강원도 홍천/은퇴)와 손흥민(강원도 춘천)과 더불어 강원 윙어, 세 번째 한국인 선수의 계보를 토트넘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당초 양민혁의 토트넘 합류는 2025년 1월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트넘 선수단이 최근 경기들에서 줄부상을 입으며 현재 엔트리에 적신호가 들어온 상태다.
지난 7일 토트넘 전담 매체 '스퍼스 웹'은 "토트넘의 부상 위기는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며 "현재 클럽에는 완전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센터백은 한 명 뿐인데 이는 수비옵션이 거의 업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나머지 선수들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윙어도 고갈되어 오른쪽 윙어는 두 명 뿐이고 왼쪽 윙어인 브레넌 존슨 한 명 뿐인데 그가 공격의 대부분을 맡고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윌슨 오도베르, 히샤를리송,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마이키 무어,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지난 16일 사우샘프턴에 5-0으로 대승을 거둔 후 선발로 나섰던 제드 스펜스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순 피로 누적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선수 한 명, 한 명의 컨디션에 비상이 들어온 현재로서는 사소한 난조마저 간과할 수 없다.
아직 어린데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전무한 양민혁을 경기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전망은 거의 없다. 토트넘은 양민혁이 하루라도 영국에 더 빨리 적응하게끔 데려온 것만으로 일단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매체 '더 인디펜던트'의 제이미 브레드우드 기자는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는 1월 1일 양민혁을 선수로 등록하기 전 조기 영입을 환영했다"며 "토트넘은 지난 7월 강원에서 양민혁을 5년 계약으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셀틱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들, 일본과 한국 선수들을 데려왔을 때 이런 경험을 했다. 크리스마스 전에 데려왔기 때문에 그들이 경기장 밖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면 몇주 후 등록할때 이미 적응이 완료돼서 완벽하게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양민혁이 (영국에서) 돌아다니는걸 보니 기쁘다. 영어 레슨을 좀 받은 것으로 아는데 이미 어느정도 대화가 되는 수준이다. 여기 있는 것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전담 매체 '스퍼스 웹'은 "아이러니하게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 선수단의 위기(줄부상) 속에서 양민혁에게 부상 없이 지내달라"고 말했다며 "양민혁 역시 자신의 체력을 위해 극도로 노력했고, 거의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토트넘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양민혁은 취업비자가 발급되는 즉시 포스테코글루 감독 지도하에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현재 토트넘의 주전 자리가 구멍이 난 상황이다. 이르다면 1월 11~12일 사이 열릴 FA컵 3라운드 탬워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사진= 연합뉴스, 토트넘 SNS, MHN스포츠 DB<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