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살라처럼 구단 혼내라"…리버풀, 살라와 3년 재계약 긍정 검토 '압박 통했다'

입력
2024.12.10 07:21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과 달리 모하메드 살라는 리버풀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동안 살라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리버풀을 압박했던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손흥민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의견도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0일(한국시간) "살라와 버질 판 데이크,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는 리버풀과 새로운 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 3인방은 내년 여름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고 아직 합의는 하지 않았으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2년생 살라는 손흥민과 동갑내기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과 계약이 내년 여름 만료되며 아직 새로운 계약에 대한 발표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추세대로라면 손흥민과 달리 살라는 리버풀에서 사실상 종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살라도, 리버풀도 새로운 계약을 맺는 걸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살아있는 전설인 살라를 붙잡는 게 선수에게도 구단에게도 이익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살라는 2017년 여름 AS로마에서 3690만 파운드(약 670억원)에 이적한 이후 370경기에서 무려 226골을 터뜨렸다. 그 기간 동안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7개의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기여했다. 살라는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리스트에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리그 20골 이상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세 차례(2017-2018, 2018-2019, 2021-2022)나 차지했다. 오랜 기간 파트너들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살라 홀로 오른쪽 측면에서 중심을 잡고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도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공식전 21경기에 출전해 15골 12도움을 기록, 시즌 절반이 지나기도 전에 벌써 10골 10도움을 넘겼다. 지금 활약이 이어지면 내년 발롱도르 후보로 거론돼도 손색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면 리버풀과 계약이 종료된다. 불과 약 3주 뒤 1월 1일부터는 다른 구단들과 여름 합류를 조건으로 자유롭게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설과 연결되며 이강인과 함께 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지만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이 직접 이를 부인하면서 없던 일로 됐다.

1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리버풀은 고민 끝에 살라와 계약을 결정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리버풀이 살라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이 1차 제안이며 재계약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나 살라가 잔류할 것이라는 믿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살라 뿐만 아니라 버질 판 데이크,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모두 리버풀의 제안을 받고 협상 중"이라며 살라의 재계약이 가까워졌다고 알렸다.

영국 매체 팀토크 또한 "살라와 리버풀의 협상 쟁점은 급료가 아닌 계약 기간이었다. 살라는 3년을 원했으나 리버풀은 1년만 원했다. 그러나 살라의 지칠 줄 모르는 경기력과 나이 든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양측이 서로 양보하면서 2년 연장으로 타협안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지난 7일에는 "최근 며칠 동안 살라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극적으로 완화된 듯하다. 살라가 협상을 공개했고,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면서 "살라는 2027년까지 계약을 맺고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했다. 현재 받고 있는 주급 35만 파운드(약 6억3500만원)의 조건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살라가 재계약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살라가 리버풀에서 계속 뛰기 위해 계약 조건을 상향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인 기존 계약을 2년 더 늘리고 포함되지 않았던 연장 옵션을 집어넣어 최대 3년까지 뛸 수 있게 한 것이다.

영국 미러는 "리버풀 핵심 공격수 살라가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리버풀은 버질 판 데이크,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살라의 계약 만료 상황에 집중해 왔고, 마침내 살라에 대한 돌파구를 찾았다. 미래에 대한 소문,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이적성리 마침내 종식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카이스포츠 또한 9일 "구단과 선수 대리인 사이에서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다. 대화는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됐고, 모든 당사자가 서로를 매우 존중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돼 왔다"며 "살라는 잔류하고 싶어했다는 게 분명했고, 언론에 한 발언은 실제로 얼마나 잔류하고 싶은지에 대한 열망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리버풀이 살라와 재계약 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살라의 인터뷰 압박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살라는 최근 맨체스터 시티전 직후 "솔직히 모든 게 내 머릿속에 있다. 추가 소식이 있을 때까지는 이번이 리버풀에서 뛰는 맨시티와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그저 즐기고 싶었다"라며 "난 여기서 매 순간을 즐길 것이다. 난 우리가 리그에서 우승하길 바란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재계약이 없으면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시즌 초반에도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생각했던 건 남은 1년 동안 그저 즐기자는 것이었다"면서 "지금은 계약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기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 해를 즐기고 두고 보고 싶다"면서 "매주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하고 싶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그러면 된 거다"라고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아무 잡념 없이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사우샘프턴전 이후에도 "난 머무르는 것보다 떠나는 것에 더 가깝다. 아직 구단으로부터 남으라는 제안을 받지 못했다. 실망스럽다"고 말해 리버풀과 공식적인 대화가 없었음을 실토했다.



인터뷰를 통해 살라의 입장이 전해지자 수많은 리버풀 팬들이 우려를 표했고, 결국 리버풀도 구단 차원에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팀토크는 "살라는 최근 몇 주 동안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팀들과 연결됐다. 파리 생제르맹(PSG)과는 이적을 놓고 협상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는 리버풀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기 위한 권력 행사로 여겨졌다"며 "이제는 그 전락이 효과가 있는 듯하다. 앞으로 며칠 내로 살라에 대한 새로운 계약이 발표될 것"이라고 살라의 압박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손흥민도 살라처럼 토트넘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손흥민도 재계약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토트넘을 압박한 적이 있는데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 9월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는 건 훌륭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나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팀에 무언가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는 우승을 위해서다"라며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해 구단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매우 분명하다.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지금 나이에는 모든 순간이 목표와 같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많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신경 쓰는 것 같다"며 재계약과 관련해 토트넘과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토트넘을 압박할 수 있었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발언이 나온 후에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다. 리버풀 레전드가 될 살라와 달리 손흥민은 내년 여름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 손흥민이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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