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키 : '빅찬스 미스' 손흥민 멘털붕괴 "절 비난하세요, 감수하겠습니다" 가슴 아픈 고백...맹비난 여론까지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의 눈 앞에서 토트넘으은 대참사를 당하고 말았다.

토트넘은 9일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에서 3대4 대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은 11위까지 추락하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다.

이날 토트넘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이 돌아왔다. 두 선수와 함께 손흥민,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파페 마타 사르, 이브 비수마, 데얀 쿨루셉스키, 데스티니 우도기, 페드로 포로, 프레이저 포스터가 선발로 나섰다.

첼시는 니콜라 잭슨, 제이든 산초, 콜 팔머, 페드로 네투, 엔조 페르난데스, 로메로 라비아, 마르크 쿠쿠렐라, 리바이 콜윌, 브누아 바디아실, 모이세스 카이세도, 로베르트 산체스를 선발로 선택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토트넘이 앞서갔다. 쿠쿠렐라가 볼을 가지고 있다가 미끄러지면서 존슨이 역습을 시작했다. 솔란케가 존슨의 크로스를 넘어지면서 마무리했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솔란케였다.

전반 11분에도 쿠쿠렐라가 또 미끄러지면서 소유권을 내줬다. 포로가 볼을 받아서 쿨루셉스키한테 보내줬다. 쿨루셉스키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절묘한 슈팅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최고의 출발을 시작했다.

토트넘 악몽의 시작은 전반 15분부터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로메로가 초반부터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결국 주저앉았다. 라두 드라구신과 교체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전반 17분 산초가 직접 좌측에서 과감하게 돌파한 후에 정확한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전반 24분 손흥민이 기회를 잡았다. 솔란케와 환상적인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에 간결하게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향하고 말았다. 토트넘의 압박에 대해서 첼시가 대답하기 시작했다.

전반 31분 팔머가 너무 편하게 공을 잡은 후 전진했다. 포스터가 팔머의 슈팅을 막아냈지만 네투가 다시 공을 잡았다. 포스터는 네투의 슈팅마저 쳐내면서 팀을 구해냈다. 토트넘이 불운했다. 전반 34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파페 사르가 헤더로 이어갔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곧바로 토트넘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첼시의 실수, 손흥민이 공을 받아서 솔란케에 정확히 찔러줬다. 그런데 솔란케의 부정확 슈팅으로 득점 기회를 허비했다. 전반 41분에도 팔머가 여유롭게 공을 받았다. 잭슨에게 찔러줬다. 잭슨의 슈팅을 드라구신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토트넘이 후반전에는 웃었지만 주도권을 잃어버린 채로 후반전을 맞이해야 했다.

후반에도 첼시가 주도권을 잡고 갔다. 후반 3분 산초와 쿠루렐라가 제대로 토트넘 수비를 공략했다. 산초가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포스터가 팀을 구해냈다. 후반 6분 엔조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토트넘은 후반 8분 또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존슨이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티모 베르너가 대신 투입됐다.

반격의 분위기를 잡지 못하던 토트넘이 결국 당했다. 후반 14분 산초가 페널티박스로 들어가는 카이세도에게 찔러줬다. 비수마가 태클은 반칙이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팔머가 깔끔하게 성공했다. 경기는 원점이 됐다.

후반 23분 손흥민에게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솔란케가 넘겨준 공을 잡기 위해 손흥민이 달렸다. 첼시 선수들은 오프사이드를 주장하면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었고, 손흥민이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를 외면했다. 손흥민답지 않은 마무리였다.

첼시가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8분 팔머가 우측에서 환상적인 돌파로 토트넘 수비진의 시선을 끌어당긴 후 슈팅을 시도했다. 팔머의 슈팅이 굴절되면서 반대편으로 향했고, 엔조가 강력한 임팩트로 마무리했다.

토트넘이 스스로 자멸했다. 후반 37분 역습에서 팔머를 수비하던 파페 사르가 어이없는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팔머가 또 성공하면서 첼시가 달아났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코너킥에서 제임스 매디슨이 측면을 파고 들어서 손흥민에게 넘겨줬다. 손흥민이 밀어 넣으면서 토트넘이 따라붙었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경기 후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매겼다. "초반부터 좋은 압박을 가했고, 솔란케와의 사랑스러운 호흡을 보여주며 전반전에는 노력했다. 손흥민은 코너킥에서 파페 사르에게 좋은 킥도 보냈다. 3대2로 달아날 수 있었던 순간, 베르너에게 패스를 할 수도 있었지만 크게 날렸다. 매디슨의 컷백을 받아서 후반 추가시간 골을 넣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더 스탠다드는 평점 5점이라는 저조한 평가를 내렸다. 위 매체는 "수많은 기회를 놓친 뒤 후반 골을 넣었다. 골문을 돌파한 후 엄청난 찬스를 놓쳤다"고 혹평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손흥민은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토트넘 팬 SNS 계정인 스퍼스히얼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손흥민은 표정이 매우 좋지 못했다.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같은 선수들이 와서 위로해줬다.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전반전 30분 동안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다. 우리는 매우 이상하게 골을 허용했다. 이런 작은 디테일 때문에 우리가 졌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는 이 순간에 나서서 득점해야 한다. 팀을 실망시킨 것 같고 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우리는 이렇게 실점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 상황에 빠져들 수 없다. 나는 하루 종일 여기에 머물면서 실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기회가 있으면 나를 비난해달라. 비난을 감수하고 싶다. 공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나도 인간이었고, 놓치고 말았다. 그만큼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이었기에 고통을 느낀다. 팀은 노력했다"며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자신을 자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