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신흥 명장' 후벵 아모림 감독조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아스널전 0-2 패배로 아모림 감독 부임 후 첫 패배를 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도 무릎을 꿇으면서 2연패에 빠졌다. 이번 시즌 노팅엄의 기세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결과 자체는 충격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노팅엄을 상대로 홈에서 패배한 건 지난 1994년 이후 30년 만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진은 이제 고질병을 넘어 불치병 같기도 하다. 잉글랜드 축구 전통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떠난 이후 수 차례 사령탑을 교체하고도 거듭되는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중이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는 듯하면 다음 경기에서 흐름이 곧바로 꺾이는 게 최근 몇 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모습이다.
아모림 감독이 지휘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승점을 챙기지 못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19(는 리그 13위로 추락했다. 중위권 팀들과의 승점 차가 크지 않아 반등의 여지는 있으나 최근 2연패를 당한 만큼 분위기 반전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모림 감독이 선호하는 3-4-2-1 전형을 꾸렸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문을 지켰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마테이스 더리흐트, 레니 요로가 백3를 구축했다. 디오고 달롯과 아마드 디알로가 측면에, 코비 마이누와 마누엘 우가르테가 중원에 배치됐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최전방의 라스무스 회이룬을 도와 공격을 이끌었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마츠 셀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니코 윌리엄스, 무릴루, 니콜라 밀렌코비치, 올라 아이나가 수비라인을 만들었다. 엘리엇 앤더슨과 라이언 예이츠가 허리를 받쳤다. 칼럼 허드슨-오도이, 모건 깁스-화이트, 조타 실바가 2선에서 최전방의 크리스 우드를 지원했다.
탐색전을 벌이기도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2분 노팅엄의 코너킥 상황에서 세르비아 출신 센터백 밀렌코비치에게 헤더골을 내준 것이다.
만회할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실점 이후 곧바로 반격을 준비했다. 이번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우측면 공격수 디알로와 팀의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인 페르난데스가 배치된 오른쪽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그 덕에 이른 시간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전반 18분 우가르테가 노팅엄 수비 사이로 뛰어 들어가는 가르나초를 향해 패스를 찔렀고, 가르나초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가르나초의 슈팅은 정확한 타이밍에 나온 셀스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공이 회이룬에게 흘렀다. 회이룬은 이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득점에 성공한 회이룬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 팬들 앞으로 가 엄지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효했다.
동점을 허용한 노팅엄은 2선 자원들을 적극 활용해 공격에 나섰다. 올 여름 노팅엄 유니폼을 입은 포르투갈 공격수 실바가 전반 27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문을 노렸지만 실바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공방전이 이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이누와 우가르테의 활동량, 그리고 페르난데스의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앞세워 노팅엄 수비를 공략하려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전반 40분 프리킥 키커로 나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치고 받았던 두 팀의 전반전은 1-1로 끝났다.
후반전에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후반전의 시작을 알린 건 후반 2분 깁스-화이트의 추가골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노팅엄의 압박을 벗겨내기 위해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돌리는 과정에서 실책이 나왔다. 요로와 페르난데스의 사인이 맞지 않아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허드슨-오도이가 낚아챘다. 허드슨-오도이는 깁스-화이트에게 공을 넘겼고, 이 패스를 받은 깁스-화이트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오나나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나온 실점이기도 했다. 골문 가운데에 서 있었던 오나나는 깁스-화이트의 슈팅이 정면으로 왔지만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흐름을 탄 노팅엄의 공격이 계속됐다.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깁스-화이트가 골문 반대편을 향해 공을 높게 띄워 보냈고,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는 장신 베테랑 공격수 우드가 높은 타점의 헤더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실점 후 가르나초를 마커스 래시퍼드와 교체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앞서 실수를 저질렀던 페르난데스의 추격골로 노팅엄을 쫓아갔다. 후반 16분 페르난데스는 오른쪽 측면으로 뛰어 들어가는 디알로에게 패스를 보낸 뒤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했고, 디알로의 패스를 다시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노팅엄 골망을 흔들었다.
페르난데스의 추격골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해리 매과이어와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투입해 더욱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메이슨 마운트와 조슈아 지르크지도 투입됐다. 노팅엄은 수비수 모라토와 미드필더 니콜라스 도밍게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공격수 안토니 엘랑가를 넣어 맞불을 놓았다.
경기 막바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흐름이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결국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래시퍼드의 헤더와 마르티네스의 슈팅이 모두 빗나간 게 아쉬웠다. 결국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3 패배로 막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