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누군가에게는 눈물의 시간이지만, 기회를 기다린 이에게는 또 긴장과 기합을 넣고 준비하는 의지의 시간이다.
3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2024-25 잉글리시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 토트넘 홋스퍼-맨체스터 시티전은 여러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
무관의 시간이 긴 토트넘은 맨시티를 잡아야 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토트넘은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손흥민을 제외하면 평소 리그 선발 전력 그대로 내세웠다.
반대로 맨시티는 달랐다. 옐링 홀란드, 베르나르두 실바 등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대신 2005년생 미드필더 니코 오레일리, 제임스 맥카티, 사비뉴 등 어린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토트넘이 이기려면 전반에 골을 넣는 것이 중요했고 8분 만에 데얀 클루세프스키의 도움을 받은 티모 베르너의 선제골로 앞서간 뒤 25분 파페 마타르 사르의 중거리 슈팅 골이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고 2-1로 이겼다. 손흥민 없이 맨시티를 이겼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었다.
다만, 출혈도 있었다. 전반 14분 만에 중앙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이 다쳐 데스티니 우도기로 교체됐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판 더 펜의 얼굴에는 절망감이 보였다. 사비뉴와 경합 과정에서 통증을 느꼈고 결국 견디지 못했다.
특히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왼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만졌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다친 햄스트링에 판 더 펜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경기 장면을 설명한 영국 신문 '익스프레스'는 '판 더 펜은 사비뉴와 경합하다 넘어진 뒤 약간의 통증을 느꼈고 경기장에서 치료가 필요했다. 다시 일어서서 왼쪽 햄스트링을 잡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렇지만, 더는 뛰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토트넘은 일찌감치 선수 겨체네 나섰다'라고 전했다.
특히 판 더 펜 스스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했던 모양이다. 매체는 '판 더 펜은 절뚝거리며 선수 대기실로 향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 판 더 펜을 동료들은 위로했다'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국가대표였고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 해설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앨런 스미스는 "(판 더 펜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좋은 수비 동료였다. 만약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그것은 (토트넘에) 큰 타격이다"라고 전했다.
판 더 펜의 정확한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햄스트링의 경우 최소 3주는 출전이 불가하다.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비가 헐겁다는 평가를 받는 토트넘 입장에서는 악재 중 악재다.
다만, 드라구신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자주 기회를 얻지 못하니 답답함의 연속이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대 생각도 하는 드라구신 입장에서는 판 더 펜의 공백을 잘 메워주며 자기 능력을 뽐내는 것이 필요하다.
드라구신은 피지컬은 좋지만, 스피드가 많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이를 수비력으로 상쇄해야 한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 더 펜과 로메로, 우도기는 현재 최고의 몸 상태가 아니다. 프리시즌에도 결장했다"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상 복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드라구신이 집중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는 우회적인 표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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