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강력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올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순위 경쟁의 다크호스로 뽑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이제 시범경기 일정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40인 로스터가 모두 찬 상황에서 로스터 정리는 거의 다 끝났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딱 한 자리를 놓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외야 백업 한 자리다. 배지환(26)과 잭 스윈스키(27)가 경쟁하고 있다.
두 선수는 스타일이 다르다. 배지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톱클래스의 빠른 발이 장점이다. 여기에 수비 활용성도 더 낫다. 스윈스키가 전형적인 외야수인 반면, 원래 내야수였다가 근래 들어 외야로 범위를 확장한 배지환은 2루와 외야가 모두 가능하다. 반대로 스윈스키는 한 방을 가지고 있다. 배지환은 홈런 타자가 아닌 반면 스윈스키는 2022년 106경기에서 19홈런, 그리고 2023년 144경기에서 26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대 이하의 성적에 머물렀다는 것 또한 동일하다. 그래서 두 선수가 마지막까지 싸운다. 시범경기 성적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결국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의 의중이 중요하다. 두 선수는 전형적인 주전 선수라기보다는 백업 선수다. 경기 중·후반 투입된다. 피츠버그가 한 방에 초점을 맞춘 경기 막판을 생각할지, 혹은 여러 활용성을 고려한 경기 막판을 생각할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전망이다.
피츠버그도 두 선수를 격일제로 선발 출전시키며 최종 선택을 앞둔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 23일(한국시간)에는 배지환이 선발로 나갔다. 24일 토론토와 경기에서는 스윈스키가 선발로 나갔다. 다른 주전 선수들은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해야 하기에 그대로 라인업에 두고, 배지환과 스윈스키만 자리를 바꾸는 양상이다. 25일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인 미네소타와 경기에서는 배지환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마지막 경기까지 보고 최종 선택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쉽게도 23일 토론토와 경기에서는 스윈스키의 성적이 조금 더 나았다. 스윈스키는 이날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경기에서 빠졌다. 2회 첫 타석에서 토론토의 베테랑 선발 크리스 배시트를 상대로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낮은 쪽 싱커를 제대로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기록했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펜스를 강타하는 힘을 보여줬다. 타율 자체는 낮지만, 힘 하나는 좋다는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발휘했다.
반대로 배지환은 교체로 들어갔으나 안타를 치지는 못했다. 1-2로 뒤진 8회 좌익수 대수비로 경기장에 들어간 배지환은 이어진 9회 선두타자로 나서 타석을 소화했으나 네이트 가코의 6구째 몸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배지환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피츠버그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득점하지 못해 경기는 토론토의 2-1 승리로 끝났다.


이제 25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두 선수의 시범경기 성적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배지환은 19경기에서 42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400(40타수 16안타), 1홈런, 4타점, 3도루, 출루율 0.429, 장타율 0.625, OPS(출루율+장타율) 1.054를 기록 중이다. 스윈스키는 14경기에서 45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75(40타수 15안타), 1홈런, 9타점, 출루율 0.422, 장타율 0.600, OPS 1.022를 기록했다. OPS만 놓고 보면 배지환이 다소 앞선다. 하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다. 장타율을 높인 방법 또한 조금은 달랐다. 배지환은 빠른 발로, 스윈스키는 장타로 만들어냈다.
이런 가운데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팬디사이드'의 피츠버그 페이지는 24일 배지환이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다뤘다. 이 매체는 "202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스프링 트레이닝은 평소와 다름없는 낙관론, 신중한 희망, 예상치 못한 활약이 있었다. 눈에 띄게 강력한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은 배지환"이라면서 "배지환은 실망스러운 2024년 시즌을 보낸 후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스프링캠프에 들어왔지만, 아직 이르더라도 무시하기 어려운 성적으로 선두로 치고 나갔다. 잭 스윈스키와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배지환의 눈에 띄는 활약으로 상당한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배지환에 대해 타석에서의 생산력이 좋아졌다고 봤다. 물론 표본이 적은 스프링트레이닝에서의 성적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시즌 타율이 0.189임을 고려하면 이 차이는 단순한 봄의 행운이 아니라 타석에서의 진전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석에서 삼진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했고, 게임 체인저 수준의 스피드와 수비에서의 활용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피츠버그의 사정에서 배지환이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주장이다. 피츠버그 코칭스태프의 최종 결정은 이르면 25일 내려질 전망이다. 운명의 하루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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