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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2명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신분이라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 것(optioned)이고, 나머지 5명은 마이너리그 계약 신분으로 다저스 구단은 이들을 '원래 있어야 할' 마이너리그 캠프로 재배치한(reassigned) 것이다.
2명은 김혜성과 바비 밀러다. 이들은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메이저리그 캠프에 남아 각자에게 주어진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마이너리그 시범경기에도 출전하게 된다.
다저스는 이들이 시범경기에서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리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김혜성과 밀러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된 배경엔 차이가 있다.
우선 김혜성은 타력 부족 때문이다. 그는 올초 3년 1250만달러, 2년 옵션 포함 5년 최대 2200만달러의 조건에 다저스와 계약할 때만 해도 주전 2루수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범경기 들어 좀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적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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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소속으로 실전에 많이 나가 적응력을 키우라는 취지다. 트리플A 개막은 3월 29일이다. 김혜성은 스프링트레이닝 15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6득점, 4볼넷, 11삼진, 2도루, OPS 0.613을 기록했다. 4할대 타율에 2홈런을 때린 데이비드 보디도 마이너행을 면치 못했는데,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를 넘보는 건 무리였다.
3월 들어 9경기에서 타율 0.333, OPS 0.945로 회복 조짐을 나타냈지만, 극적인 반전에는 실패했다. 삼진율이 33.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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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타격폼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트리플A에서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운다면 메이저리그 승격을 곧 이룰 수 있다. 현재로서는 4월 중순 이후가 유력해 보인다. 물론 그 이전 획기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금세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포함될 수도 있는 일이다.
김혜성은 일단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면 쓰임새가 다양해 존재감을 뚜렷하게 발휘할 수 있다.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격만 받쳐준다면 주전으로 못 뛸 이유가 없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은 KBO 투수들보다 구종에 따라 3~5마일 빠르다.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 뿐만 아니라 90마일대 초반의 슬라이더, 스위퍼, 커터에도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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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는 2023년 혜성처럼 등장한 차세대 에이스다. 그해 22경기에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3.76, 119탈삼진을 올리며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과 부진에 휩싸이며 13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8.52로 부진했다. 4월 어깨 부상으로 빠지더니, 6월 복귀한 뒤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자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로 강등됐다.
100마일을 웃도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밀러는 이번 스프링트레이닝서 5선발 후보로 각광받았다. 메이저리그에 오르려면 앞으로도 한 달 이상 재활이 필요해 보인다.
김혜성과 밀러는 다저스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투타 유망주들이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면 언제든 빅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