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LA 다저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스타 플레이어가 대거 소속된 팀으로,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입단하고 싶은 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 다저스가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와 김혜성은 지난 4일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다저스는 중앙 내야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김혜성 영입에 나섰다. 당초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내야진 보강을 원하는 팀들과 연결된 김혜성이었지만, 김혜성의 최종 선택은 다저스였다.
주전이 보장된 게 아니었지만, 다저스라는 구단이 가진 역사와 상징성 등을 감안했다. 지난 7일 키움 구단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복합적인 이유가 여러 가지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다저스니까"라며 "박찬호(은퇴) 선배님부터 류현진(한화 이글스) 선배님까지 다저스에서 야구하시는 걸 방송으로 많이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팀이기도 했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마음이 더 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혜성과 같은 소속사(CAA스포츠)에 속한 오타니 쇼헤이의 영향도 있었다. 미국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지난 4일 "다저스 입장에서 오타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김혜성 영입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퍼스타 중 한 명의 존재가 김혜성이 다저스에 합류하기로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전에도 다저스의 주요 선수 영입에 기여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4일 "오타니는 지난 오프시즌 다저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협상할 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는 '다음 시즌 선발진에서 함께 뛸 순 없지만, 널 위해 홈런을 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오타니는 팀 개선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혜성과 오타니가 많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주고 받은 건 아니었다.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엑스포츠뉴스 등 취재진을 만나 "(오타니와) 같은 소속사라 운동 시설이 같았다. 그 과정에서 인사를 나누고 대화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건 오타니의 '한국어 인사'였다. 김혜성은 "(오타니 선수가) 큰 조언을 하진 않았다. (오타니가) 한국어로 인사했는데, '안녕하세요, 혜성 씨'라고 했다. 나도 맞춰서 하도록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했다"고 전했다.
김혜성과 오타니가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제 김혜성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경쟁자 중 한 명이었던 개빈 럭스(신시내티 레즈)가 이적했지만, 여전히 팀 내에 미겔 로하스 등 2루 수비가 가능한 야수가 많다.
김혜성은 "다저스의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정말 좋았다. 기사에 나오지 않았지만, 포스팅 신청 뒤 가장 먼저 연락준 구단이 다저스"라며 "사실 내가 다저스가 아닌 팀을 갔다고 해서 경쟁하지 않는 게 아니다. 모든 팀을 가더라도 내가 첫 해에는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고민 끝에 다저스라는 좋은 팀에 가서 자리를 잡고 싶다고 판단했다. 내가 중계방송에서만 보던 팀에서 데뷔한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혜성은 이르면 3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되는 시카고 컵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첫 번째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서 데뷔하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며 "내 장점을 살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내세워서 매력을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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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