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LA 다저스가 김혜성과 함께 2연패를 정조준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가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18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며 "(이번 계약에) 2028년, 2029년 옵션이 포함돼 김혜성의 계약 가치가 2200만 달러(약 324억원)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한 9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김혜성은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사이닝 보너스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받는다. 2025시즌 연봉은 250만 달러(약 37억원), 2026년과 2027년 연봉은 375만 달러(약 55억원)다.
김혜성과 다저스는 2027시즌 종료 후 +2년 계약 실행을 두고 논의한다. 김혜성이 잔류 대신 이적을 택한다면 바이아웃 금액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수령하고, 다저스와 2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면 2028년과 2029년에 연봉 500만 달러(약 74억원)를 받는다. 또한 한 시즌마다 500타석을 넘기면 보너스 50만 달러(약 7억 4000만원)도 받을 수 있다.
2017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혜성은 지난해까지 통산 953경기 3433타수 1043안타 타율 0.304 37홈런 386타점 2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27경기 509타수 166안타 타율 0.326 11홈런 75타점 30도루 OPS 0.841의 성적을 남겼다.
김혜성은 2021년(유격수 부문), 2022~2024년(2루수 부문)까지 4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을 시작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국제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초 김혜성에 관한 내용을 다룬 MLB.com은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보유한 2루수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그를 콘택트 능력이 좋은 주전 2루수 또는 고급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혜성은 포스팅 개시 후 내야 보강을 원하는 팀들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다저스와 손을 잡았다.
다저스는 2023시즌 종료 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영입하면서 타선과 마운드를 강화했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팩스턴 등 추가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에 힘을 쏟았다.
공격적인 투자는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졌다. 다저스는 98승64패(0.605)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순항을 이어가면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제압했다.
새해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다저스다. MLB.com은 지난 1일 "다저스가 올해 역대 최다승 기록에 도전할 것"이라며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2025년에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116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LA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과 만난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지난해 3월) 팀 코리아와의 경기에서 김혜성이 인상깊었다. 그가 보여준 역동성과 폭발성이 돋보였다"며 "좋은 주루 능력을 갖췄으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다. 타격 능력도 보유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지난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 '팀 코리아' 소속으로 출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저스를 상대로 각각 4타수 1안타, 3타수 1안타 1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다저스전에서는 바비 밀러를 상대로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내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메스 단장은 "(김혜성의 영입에 관해) 정말 재능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강력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MLB.com은 "이달 말 만 26세가 되는 김혜성은 KBO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네 차례나 수상했다"며 "다재다능한 야수들을 보유하는 걸 선호하는 다저스는 김혜성의 합류로 또 다른 중앙 내야수를 얻게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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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