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서울시리즈에서 LA 다저스의 우완 파이어볼러 바비 밀러를 상대로 2루타를 때려낸 김혜성. 그 때 그의 운명이 결정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ESPN, CBS스포츠 등 미국 복수 언론은 4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김혜성의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LA 다저스행 소식을 전했다.
김혜성은 포스팅 마감(4일 오전 7시)을 불과 약 3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메이저리거의 이뤘다. MLB.com에 따르면 김혜성의 계약 조건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3억 원)로,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보장에 2028시즌과 2029시즌 팀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당초 김혜성과 자주 연결된 팀은 아니었다. 워낙 탄탄한 내야 뎁스를 구축한 터라 포스팅 비용까지 투자해 김혜성을 영입할 이유가 딱히 없었다. 김혜성은 시애틀 매리너스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에인절스, 시카고 컵스 등 내야진 뎁스 강화가 필요한 구단의 영입 대상이었다.
그렇다고 다저스가 언급이 일절 없었던 건 아니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달 초 김혜성의 포스팅 소식을 전하며 “김혜성의 행선지로 다저스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지만,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스프링캠프 당시 ‘구단 스카우트들이 김혜성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라고 말한 걸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이 언급한 ‘스프링캠프’는 지난해 3월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에 앞서 개최된 한국 야구대표팀과 다저스와의 스페셜매치였다.
김혜성은 당시 대표팀의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3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나왔는데 다저스의 우완 파이어볼러 바비 밀러의 5구째 97.3마일(156km) 강속구를 공략해 우측으로 향하는 2루타로 연결했다. 로버츠 감독과 다저스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방이었다.
그날 경기는 김혜성과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 CAA 스포츠와 계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6월 김혜성과의 계약을 위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을 찾은 마이크 니키스 에이전트는 “도쿄올림픽,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부터 김혜성을 보게 됐다. 그 가운데 가장 와 닿았던 건 서울시리즈였다. 당시 김혜성이 바비 밀러의 빠른 공을 받아쳐 장타를 기록한 장면이 가장 컸다”라고 밝혔다.
치열한 경쟁 끝 김혜성을 영입한 다저스 브랜든 고메스 단장도 “서울시리즈 당시 김혜성의 경기력이 인상 깊었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그런 운동 능력을 갖춘 선수를 영입해 기쁘다”라고 작년 3월 고척스카이돔을 떠올렸다.
다저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다저스 네이션’은 “김혜성이 LA에 도착했다는 것은 다저스가 다이아몬드 전체에서 활약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내야수를 보유하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김혜성은 다저스 야구에 또 다른 측면을 제공하며, 이는 다음 시즌도 대권에 도전하는 다저스의 열망을 뜻한다”라고 김혜성의 성공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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