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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각) A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개막시리즈에 선발로 나설 수 있도록 완벽하게 건강해지는 게 목표다. 던지고 치고가 다 된다면 굉장하지만, 내 마음대로 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타니는 수술을 받은 어깨에 대해 "아직 완벽하게 움직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훨씬 좋아졌다. 통증도 없다. 뻐근함이 있기는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좋아지고 있다"며 "건강하게 돌아오는게 궁극적인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씩 나아가는게 매우 중요하다. 페이스를 조금씩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에 이어 작년 11월 왼쪽 어깨 수술을 잇달아 받은 오타니가 올해 비로서 투타 겸업을 재개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소식이다. 다만 토미존 서저리 이후의 재활을 사실상 마친 상태에서 왼쪽 어깨를 다치면서 실전 피칭 페이스에 제동이 걸려 올시즌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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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시즌 초 로테이션 합류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팀에 오타니가 중요한 시기는 시즌 초가 아니라 후반기와 10월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이다. 팔꿈치와 어깨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투수가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2월 중순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후 시범경기를 통해 복귀 시점이 정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4월 중순 이후 로테이션 합류가 현실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오타니가 다저스 이적 후 처음으로 투타 겸업을 한다는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의 역사적인 사건이 된다.
현지 매체들도 오타니의 투타 활약상에 대한 예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팬그래프스는 2일 예측 시스템 스티머(Steamer)가 산출한 오타니의 올시즌 투타 성적을 공개했다. 투수로는 24경기에 등판해 139⅓이닝을 던져 10승7패, 평균자책점 3.49를 마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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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티머는 오타니의 올시즌 해당 수치를 43홈런-34도루로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타니는 이제 더 이상 도루를 적극적으로 감행하기 어렵다. 부상 위험이 높은 플레이에 대해 오타니도 "신중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홈런도 50개 이상 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도 오르기 때문이다. 선발투수는 로테이션에 따라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지난해에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었다. 심적, 육체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투수에 절반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작년과 같은 타격 성적을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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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타니가 에인절스 시절 사제의 인연을 잠시 맺은 브래드 아스머스 전 감독이다. 그는 최근 AP에 "오타니가 60홈런-60도루와 20승을 한 시즌에 모두 해낸다고 해도 결코 놀랍지 않다. 오타니는 지금까지 야구를 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위대하다. 그 뒤를 쫓아갈 수 있는 선수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스머스는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인 2019년 에인절스의 지휘봉을 잡아 1년을 지휘했다. 오타니가 첫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타격에만 전념했던 시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