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못 보지만, '투타겸업' 오래 보고 싶으니까…"오타니 5월까지 등판 없다. 도루도 자제" 로버츠 굳은 다짐

입력
2025.01.06 19:40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투타겸업 하는 오타니 쇼헤이(31)를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리고 완벽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호치’는 6일, 오타니의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스승이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과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대담 내용을 보도했다. 이 대담에는 당연히 오타니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투수 복귀 시점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구리야마 감독은 2025년 오타니의 투타겸업에 대해 궁금해 했고 로버츠 감독은 이에 “올해 투타겸업을 할 계획이다”라고 오타니의 투수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5월까지는 투구를 하지 않게 할 계획이다”라고 굳게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는 “2024년 한 해 동안 던지지 않았던 선수가 2025년 3월부터 10월까지 계속 던지게 할 수는 없다. 투구 이닝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오타니도 본인을 이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오타니는 운동에 관해서는 양보가 없다. 특별한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묵묵히, 과감하게 뛰겠다고 하는 선수다. 니혼햄 시절부터 지켜본 구리야마 감독은 그런 선수였다. 로버츠 감독과도 오타니의 성향에 대해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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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야마 감독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니혼햄 시절에도 어떤 부상을 당하든지 ‘나가고 싶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에 오타니를 경기에 내보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감독으로서 정말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도 월드시리즈 2차전 주루 과정에서 왼쪽 어깨 탈구 부상을 당했을 때를 떠올리며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오타니는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월드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아프다’고 계속 말하면서도 부상 부위에 테이핑을 단단히 했다. ‘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더니 오타니는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갈 겁니다’라고 했다. 시즌이라면 말렸을 것이다. 월드시리즈였다”라고 되돌아 봤다.

구리야마 감독은 오타니의 의욕에 투수 복귀를 서두를 수 있다는 노파심이 생겼다. “오타니는 분명 빨리 던지고 싶다고 할 것이다. 서두르지 말아달라”라고 부탁하자 로버츠 감독도 “제가 말릴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저 혼자가 아니라 의사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서 설득하겠다. 오타니의 건강과 팔꿈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려면 휴식을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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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올해 일본 도쿄돔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르게 되는데, 오타니의 투수 등판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번 대담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빠른 회복 속도로 포스트시즌에 투수로 복귀하는 모습도 기대했지만 구단에서는 단호하게 이를 막아세웠다. 10년 7억 달러라는 전대미문의 계약은 ‘투타겸업’의 상징성도 포함되어 있다. 투타겸업 하는 오타니를 오랫동안 활용하면서 역대급 투자 금액을 다저스도 회수해야 하는 처지다. 물론 현재 오타니로 파급되는 광고 수입으로 회수하고도 남을 전망이다. 

다저스가 오타니의 투수 복귀를 조심스러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 오타니의 팔 상태 때문. 오타니는 지난 2018년 10월, 첫 번째 우측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0년 7월에서야 복귀했다. 이때 오타니의 투타겸업은 잠시 주춤했고 슬럼프였다. 그러다 2021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투타겸업을 실시했고 이 해, 첫 번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2023년 8월까지도 오타니는 완벽한 투타겸업을 수헹하며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2023년 9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다. 투타겸업을 하면서 체력소모가 더 많을 수밖에 없었던 오타니였다. 2021년부터는 투수로 등판하는 날에도 타자로 나섰다. 첫 번째 수술 이후 두 번째 수술까지 주기가 짧아졌다. 오타니 스스로도 “한 번 더 수술을 받으면 더 이상 투수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면서 팔 상태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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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월드시리즈에서 당했던 왼쪽 어깨 탈구 부상으로 11월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타자로 개막전 합류는 문제 없겠지만 투수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저스와 오타니 모두 5월까지 천천히 복귀를 시키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투타겸업을 오래 보기 위해 로버츠 감독이 내린 또 하나의 결단은 오타니에게 더 이상 ‘그린 라이트’를 주지 않는 것. 오타니는 지난해 투타겸업을 하지 않는 대신, 타자에만 집중하면서 54홈런 59도루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기록에 도달했다. 하지만 투수 복귀가 예정되어 있기에 로버츠 감독은 달리고 싶은 오타니를 적극적으로 막아 세울 예정이다.

구리야마 감독은 “작년의 59도루는 정말 대단했다. 오타니는 달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WBC에서도 도루를 금지 시킨 기억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아마 59도루를 한 것은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내내 ‘그린 라이트’를 줬다. 아마 5번 정도 저지한 것 같은데 그때마다 ‘왜요?’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전광판을 봐’라고 답했다”라고 일화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버츠 감독은 “올해틑 투타겸업을 할 것이니까 홈런은 조금 줄어들 것이고 도루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제가 뛰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다리를 보호해야 한다. 올해는 ‘노 그린 라이트’다”라며 “아마도 오타니는 올해 이럴 것을 예상하고 40홈런-40도루, 50홈런-50도루를 목표로 했을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완벽한 투타겸업을 위한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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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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