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메이저리그 최악의 계약 기사에 이름이 나왔다. 10위 안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추가 후보로 이름이 거론됐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3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최악의 계약 순위를 매겼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은퇴했고, 패트릭 코빈과 워싱턴 내셔널스의 계약이 끝난 가운데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이 부활하면서 순위에 변화가 있었다.
1위는 역시 LA 에인절스 3루수 앤서니 렌던. 2019년 12월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2021년 58경기가 최다 출장으로 끝없이 부상에 시달렸다. 올해는 57경기 238타석 무홈런으로 반등의 조짐마저 보이지 않았다. 디애슬레틱은 ‘좋은 소식은 이제 렌던의 계약이 2시즌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는 야구에 대한 무관심으로 희망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나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계약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2위는 콜로라도 로키스 1루수.외야수 크리스 브라이언트. 2022년 3월 콜로라도와 7년 1억82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브라이언트는 렌던 못지않은 먹튀로 전락했다. 콜로라도 이적 후 족저근막염과 허리 통증으로 3년간 총 159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격 성적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3위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유격수 하비에르 바에즈. 2021년 12월에 디트로이트와 6년 1억4000만 달러에 FA 계약했지만 최근 2년간 wRC+(조정득점생산력) 56으로 5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에서 4번째로 낮았다. 올해는 유격수 OAA도 -1로 수비까지 무너졌다.
강력한 ‘먹튀 빅3’ 다음으로 4위 지명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13년 3억2500만 달러), 5위 내야수 트레버 스토리(보스턴·6년 1억4000만 달러), 6위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12년 4억2600만 달러), 7위 투수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5년 1억8500만 달러), 8위 내야수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11년 2억8000만 달러), 9위 투수 카를로스 로돈(양키스·6년 1억6200만 달러), 10위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필라델피아 필리스·5년 1억 달러) 순이었다.
10위권에 들지 못한 최악의 계약 기타 후보로는 투수 호세 베리오스(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로비 레이(샌프란시스코), 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휴스턴 애스트로스), 내야수 DJ 르메이휴(양키스), 투수 조던 몽고메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외야수 스탈링 마르테(뉴욕 메츠)와 함께 이정후가 거론됐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에 대해 ‘5년 1억520만 달러 계약이 남아있고, 2027년 시즌 후 옵트 아웃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다. 예상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KBO리그 출신 한국인 선수 중 최고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2022년 12월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를 넘어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 1억 달러 이상 계약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에게 지나친 오버페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올해 데뷔 시즌에 이정후는 37경기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0볼넷 13삼진 출루율 .310 장타율 .331 OPS .641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 5월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수비 중 펜스에 강하게 부딪치면서 시즌이 끝났다.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재활을 거쳐 내년 2월 스프링 트레이닝 때 정상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6년 계약의 첫 해가 지났고, 그마저 부상으로 뭔가 보여줄 기회도 많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유력 매체에서 ‘최악의 계약’ 후보로 언급됐다. 계약의 성패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외부 평가는 고액 연봉 선수로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결국 실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2년 차 시즌에는 몸값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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