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해 수많은 새 역사들을 만들어냈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MVP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갔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각) 2024시즌 아메리칸-내셔널리그 정규시즌 MVP를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홈런왕' 애런 저지가 두 번째 MVP를 손에 넣었으며, 내셔널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수많은 역사와 함께 세 번째 MVP를 확보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해 2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를 하던 중 오타니가 몸에 이상을 느끼고 더그아웃에 시그널을 보냈던 까닭이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타석에서도 제외됐고, 1차전이 진행되는 동안 검진을 진행한 결과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매우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오타니는 팔꿈치와 함께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채 수술대에 올랐다. 이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둔 오타니의 몸값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오타니는 자금력을 갖춘 수많은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801억원)이라는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4시즌 개막전에는 타석에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재활에 전념한 결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동시에 자신의 입과 귀가 되어주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자신의 돈을 빼돌려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하는 등 매우 힘겹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오타니는 시즌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4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8월 일정이 종료된 시점에서 40-40을 달성했다. 그리고 9월 20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무려 6안타(3홈런) 10타점 3도루의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51홈런-51도루를 만들어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데 성공하며 54홈런-59도루를 비롯해 내셔널리그 타격 지표 대부분을 휩쓸며 '역대급' 시즌을 완성했다.
오타니의 MVP는 정말 많은 역사로 이어졌다. 일단 전문 지명타자로 MVP로 선정된 것은 오타니가 최초였다. 메이저리그는 그만큼 수비에 대한 비중이 높은 까닭. 이 때문에 오타니가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MVP로 선정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이 존재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모든 경기를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면서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고, 지명타자 최초로 MVP 타이틀을 확보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이도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2021년 첫 번째 MVP를 만장일치로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만장일치로 두 번째 MVP를 확보했는데, 올해 세 번째 MVP 또한 만장일치로 만들어내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만장일치 MVP 3회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게다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MVP로 선정된 것은 프랭크 로빈슨에 이어 역대 두 번째였는데, 이를 '만장일치'로 만들어낸 것은 오타니가 또다시 최초였다.
그리고 프랭크 로빈슨의 경우 1961년 신시내티 레즈, 196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MVP를 획득한 반면, 오타니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올해는 내셔널리그 MVP로 선정되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2년 연속 양대 리그 MVP라는 타이틀까지 품에 안았다. 이어 이날 애런 저지도 만장일치 MVP로 선정되면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2년 연속 양대리그 만장일치 MVP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오타니는 올해 실버슬러거를 시작으로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행크 애런상, ALL-MLB 퍼스트 팀,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선사되는 에드가 마르티네즈상에 이어 MVP까지 '5관왕'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