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가 오는 2026년부터 정규시즌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2025 시즌 시범경기에서 테스트에 나선다.
미국 메이저리그 MLB닷컴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21일(한국시간) "내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19개 구단이 사용하는 13개 구장에서 로봇 심판을 테스트한다"고 보도했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는 이날 구단주 회의에서 "2026년 정규시즌 ABS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먼저 시범경기에서 ABS를 실험해보고 구단과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할 것이다. ABS 도입을 위해서는 MLB 심판협회와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ABS는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투구 궤적을 추적한 뒤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심판이 포수 뒤에서 투구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는 하지만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심판의 판단이 아닌 컴퓨터가 내린다.
KBO리그는 2024 시즌 세계 최초로 ABS를 정식 도입했다. 초기에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납득하지 못하는 선수, 감독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정 논란이 줄어든 데다 '공정성' 측면에서 팬들에게 호평이 많았다.
ABS의 시행으로 KBO리그는 더 이상 주심이 투수가 던진 공의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이른바 '로봇 심판'이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정규 투구의 위치값을 추적한 뒤 스트라이크 판별 시스템이 주심에게 해당 투구의 판정 결과(스트라이크 혹은 볼)를 자동 전달하는 구조로 게임을 진행한다.
주심을 맡은 심판들은 귀에 이어폰을 착용하고 전달받은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콜을 통해 알려준다. ABS의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2cm씩 확대해 적용한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ABS의 정확한 판정으로 볼넷이 증가하는 현상 등 존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심판과 선수단이 인식하고 있던 기존 스트라이크존과 최대한 유사한 존을 구현하고자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마이너리그에서 ABS를 운영할 때 양 사이드를 2.5cm씩 확대 운영한 사례도 참고했다.
KBO는 경기 중 선수단이 더그아웃에서 실시간으로 ABS 판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각 구단에 태블릿 PC를 제공했다. ABS 판정 결과는 최종적이며 해당 판정에 이의제기 혹은 항의할 수 없다. 단, 구단에 제공된 실시간 데이터와 심판 판정이 불일치하거나 시스템 및 운영상 오류가 의심되는 경우 감독이 심판에게 관련 사항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경기 전 혹은 경기 중 장비 및 시스템의 결함, 오류, 기타 불가항력적인 상황 등으로 원활한 ABS 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대체한다.
현재 대회가 진행 중인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보면서 국내 야구팬들의 ABS에 대한 신뢰성은 더 높아졌다. 심판진의 일관성 부족, 이해하기 어려운 스트라이크 존 판정이 적지 않게 나오면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도 ABS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메이저리그도 ABS 도입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부터 ABS 테스트를 진행했고 5년 동안 적응기를 거친 만큼 2026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도 시행이 유력해졌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미 지난 5월 오는 2026년 ABS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내년 시범경기 ABS 테스트를 진행, 선수와 구단들의 반응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ABS 사용 때 시즌 초반 약 45일 동안 각 시리즈 첫 3경기에는 ABS의 판정을 100% 따르고, 이후 3경기는 심판이 스트라이크·볼은 판정하고 특정 상황에 구단이 ABS 판독을 요청하는 '챌린지시스템'을 썼다 6월 26일부터는 모든 판정을 심판이 하는 챌린지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각 시리즈 첫 3경기에는 ABS의 판정을 100% 따르고, 이후 3경기는 심판이 스트라이크·볼은 판정하고 특정 상황에 구단이 ABS 판독을 요청하는 '챌린지시스템'을 썼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