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러나 뉴욕 양키스는 그걸 못 지켰다. 그런데 그 뼈아픈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가 양키스 투타 간판이라 더욱 충격적이다. 선발 에이스 게릿 콜과 홈런왕 애런 저지가 기본을 망각한 실수를 저질러 28번째 우승을 노렸던 양키스가 무너졌다.
양키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5-0으로 앞선 경기를 6대7로 내줘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월드 챔피언 꿈이 허망하게 날아가 버렸다.
양키스는 1회말 저지의 투런포, 재즈 치좀 주니어의 솔로포로 3-0으로 기선을 잡은 뒤 2회 1사 3루서 알렉스 버두고의 우전 적시타, 3회 지안칼로 스탠튼이 우월 솔로홈런으로 5-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 정도면 여유있게 리드를 지키고 6차전을 기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5회초 운명이 바뀌었다. 4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콜은 5회 선두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양키스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건 다음 타자 토드 에드먼의 타구가 뜨는 순간부터다.
에드먼은 콜의 90.5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플라이를 날렸다. 중견수 저지가 천천히 달려 나오면서 글러브를 들었다. 하지만 포구 순간 공이 글러브를 맞고 왼쪽 옆으로 떨어졌다. 1루로 돌아가려던 키케가 허둥지둥 2루로 방향을 틀어 전력질주해 포스아웃이라도 하려던 저지의 송구보다 빨리 베이스에 닿았다.
콜은 다음 타자 윌 스미스를 땅볼로 잘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유격수 앤서니 볼피가 실책을 범했다. 2루주자 키케를 잡기 위해 3루로 던진 것이 원바운드 악송구가 되면서 양키스는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
멘탈이 붕괴됐을 콜은 프리먼에게 99.5마일 강속구를 몸쪽으로 찔렀으나, 2타점 중전적시타로 연결됐고, 다음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는 90.6마일 슬라이더를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지다 중견수 저지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해 5-5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분위기가 양키스에서 다저스로 급속하게 넘어갔다. 저지가 가장 쉬운 플라이를 놓고, 콜이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은 탓이다.
둘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고 타자이다. 콜은 9년 3억2500만달러, 저지는 9년 3억6000만달러에 계약했다. 양키스 우승을 부탁받은 둘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