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시즌 V-리그 여자부 전반기가 마감됐다. 개막 14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이 1위로 전반기를 마친 반면 GS칼텍스가 14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 7위에 머물렀다.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선수 줄부상이었다. 이 없이 잇몸으로 버틴 팀들이 있었다. 이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
①외국인 선수 교체
올 시즌에는 유독 부상 이슈가 잦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아시아쿼터 선수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 교체가 발생했다. 흥국생명이 아시아쿼터 현장에서 선발한 장신 미들블로커 황 루이레이가 아닌 이동 공격이 가능한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를 데려왔다.
이후에도 부상은 끊이지 않았다. 11월 7일에는 페퍼저축은행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 5월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바르바라 자비치 대신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와 손을 잡았다.
11월 28일에는 GS칼텍스에도 악재가 찾아왔다. 흥국생명과 홈 경기에서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쓰러진 것. 먼저 아시아쿼터 선수인 아웃사이드 히터 스테파니 와일러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고, 이후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도 블로킹 후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다. 실바는 바로 12월 11일 한국도로공사와 3라운드 맞대결에서 복귀를 했지만, 와일러의 부상은 컸다. 우측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와일러 부상 이후 한 달 만에 새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이 이뤄졌다. 12월 27일 베트남 출신의 184cm 미들블로커 투이 트란(등록명 뚜이)이 한국 땅을 밟았다. 4라운드부터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도 V-리그에서 2경기를 뛴 유니에스카 바티스타와 작별한 뒤 12월 6일 새 아시아쿼터 선수 등록이 공시됐다. 직전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함께 했던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다시 V-리그 무대에 올랐다.
가장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든 흥국생명은 개막 14연승을 내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가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14연승 이후 3연패를 기록하면서 2위 현대건설과 승점 차를 벌리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무리 지었다.
페퍼저축은행도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면서 팀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구단 시즌 최다승인 6승을 신고하며 3라운드를 마쳤다.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이다. 막내구단의 올 시즌 목표는 두 자릿수 승수 쌓기다.
한국도로공사도 타나차가 공수 양면으로 균형을 맞추며 안정감을 더했다.
반면 GS칼텍스는 실바가 복귀 후 고군분투했지만 연패를 끊지 못했다. 14연패로 구단 최다 연패 불명예 기록을 썼다.
②14연승·14연패
여자부가 전반기부터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흥국생명이 개막 14연승을 질주하며 2라운드 중반까지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했다. 현대건설도 시즌 초반 주춤했지만 재정비 후 승수를 쌓으며 선두 추격에 불을 지폈다. 현재 흥국생명은 15승3패(승점 43) 기록, 현대건설(13승5패, 승점 41)과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3위 싸움도 치열하다. 정관장이 전반기 막판 8연승 파죽지세로 12승6패(승점 34)로 3라운드를 마쳤다. 4위 IBK기업은행이 11승7패(승점 31)로 4위에 위치하고 있다.
4위 IBK기업은행과 5위 페퍼저축은행의 승점 차는 12점이다. 페퍼저축은행과 더불어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까지 전반기에 고전하며 승점을 쌓지 못했다.
GS칼텍스는 시즌 전부터 유서연, 안혜진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의 부상을 안고 시즌 대비를 했다.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GS칼텍스였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휘청거렸다. 이후 유서연이 돌아왔고, 시즌 도중 흥국생명과 트레이드를 통해 문지윤을 내주고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을 데려왔다. 경기력을 끌어 올렸지만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결국 구단 최다 연패인 14연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전반기부터 양극화가 심화된 모습이다. 물론 각 팀마다 변화가 컸고, 대부분 새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만 했다. 후반기에는 그 격차를 좁힐 수 있을까.
③영플레이어상 후보
올 시즌부터는 신인선수상 대힌 영플레이어상이 신설됐다. 프로 데뷔한 신인 선수만 대상이었다면, 데뷔 3년차까지 그 대상을 확대한 것. 이 때문에 영플레이어상 1호 주인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반기부터 눈에 띄는 후보들도 있었다. 가장 먼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지명을 받은 세터 김다은이다. 2006년생의 179cm 김다은은 전반기에만 18경기 64세트에 출전했다. 공격 성향이 강한 세터다. 서브와 공격으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34점을 기록했다. 기존의 세터 이윤정과 함께 번갈아 투입되며 경험을 쌓고 있다.
김다은과 초·중·고 시절 함께 배구 선수로 뛴 이주아도 있다. GS칼텍스 소속의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도 팀의 위기 속 기회를 얻고 있다. 15경기 46세트를 치르면서 99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오른 ‘절친’이 영플레이어상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외에도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 중인 정관장의 프로 2년차 신은지와 신인 정수지, 전다빈도 관심을 받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프로 2년차 세터 박수빈도 팀의 새 역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후반기에는 그 경쟁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