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의 활약에 힘입어 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전력은 국내 선수들로만 전력을 꾸려 3연승에 도전했으나, 대한항공의 벽은 높았다.
대한항공은 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V리그 3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0(25-16, 25-23, 25-19)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이 50%의 공격 성공률을 보인 반면, 한국전력은 36.26%에 그쳤다. 블로킹 득점도 대한항공이 10득점으로 한국전력(7개)에 앞섰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승점 28을 기록,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29)을 바짝 추격했다. 2라운드 5연승 뒤 현대캐피탈에 패하며 흐름이 끊겼던 대한항공은 3라운드 첫 경기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한국전력의 연승 행진은 '2'에서 멈췄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희비를 갈랐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아포짓 히터 막심의 19득점 활약으로 승리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14득점으로 뒤를 받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막심은 대한항공의 기존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어깨 부상으로 6∼8주 회복 진단을 받자 빠르게 영입한 대체 외국인 선수다. 1라운드에서 3승 3패로 주춤하던 대한항공은 2라운드 막심 영입 이후 5연승을 달리며 맹활약했다. 막심은 지난 3일 현대캐피탈전 패배 속에서도 24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날도 막심은 54.55%의 비교적 낮은 공격 성공률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이 14득점, 신인 윤하준이 1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열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전력도 외국인 선수의 공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전력은 기존 외국인 선수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등록명 엘리안)의 활약으로 개막 5연승을 달렸으나, 엘리안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5연패에 빠졌다. 이후 한국전력은 대체 외국인 선수 오포라 이즈추쿠를 영입했지만 신체검사에서 어깨 부상이 발견돼 계약을 포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테우스 크라우척(등록명 마테우스)과 계약하며 메디컬 테스트까지 모두 통과했지만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이 늦어져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2연승을 달리며 가능성을 높였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5연패를 당하고 불안한 기색이 있었는데 없이 2승을 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오늘만 고비를 넘겼으면 좋겠다"라며 대한항공전 승리를 다짐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권영민 감독은 "마테우스는 오는 13일 OK저축은행전에선 정상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분위기 반전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은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을 리베로로 투입해 효과를 봤다.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주포' 정지석을 리베로 포지션을 돌려 경기를 펼치는 등 리베로 포지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유연한 생각을 해야 한다.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게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라며 "우리 팀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팀으로서 정말 큰 가치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수원=윤승재 기자